구조조정 칼날 조선‧해운 다음은 어디?

철강·석유화학 '긴장' 건설 '안도' 분위기

2016-04-26     유재철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26일 제3차 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에서 경기 민감 업종, 상시 구조조정, 공급 과잉업종 등 세 방향으로 산업·기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 사진=뉴스1

 

정부가 조선해운업종에 대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면서 다음 타깃이 어디가 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해운업 외에 5개 부실업종으로 지정된 철강,석유화학, 건설업 중에서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해당 업계는 자구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열고 5대 민간업종의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점검했다. 이날 임 위원장은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세 갈래(조선·해운 등 경기 민감 업종, 상시 구조조정, 공급 과잉업종)로 나눠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조선업의 경우 이날 정부의 구조조정안이 발표되기까지 '빅2 재편설' 등 각종 유언비어에 몸살을 앓았지만 일단 현재의 빅3(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체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구도가 잡혔다. 그간 조선업은 빅2로 재편외에도 방산·해양플랜트 부문을 떼어 업계간 통폐합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었다 업계는 업체간 합병없이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일단 한고비는 넘겼다는 분위기다.  

 

국내 양대 선사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운명은 채권단에 의해 결정되게 됐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그동안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구노력을 기울였지만 운임하락이 지속되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현대상선은 이미 채권단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맺었고 한진해운의 경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포기각서와 함께 4100억원의 유동성 확보방안이 담긴 자율협약 신청서를 한국은행에 제출했다.

 

이처럼 정부 주도의 강력한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철강석유화학건설업종들은 실적개선에도 구조조정의 태풍을 피하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긴장감을 놓지 않고 있다. 특히 동부제철의 경우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다가 유상증자로 간신히 모면했지만 구조조정 칼날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제 마진이 확대돼 최근 단기호황을 누렸던 석유화학업계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테레프탈산(TPA)은 공급과잉 문제가 석유화학 업계의 해결해야 할 1순위 문제로 꼽히고 있지만 테레프탈산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 시장이 대규모 PET 섬유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유가학락에 따른 제조원가 하락은 앞으로의 전망을 밝게 한다. TPA업체는 자율적 감산 계획에 따라 현재의 생산설비(555만톤)95만톤까지 낮추기로 했다.

 

최근 수주량 급증으로 경영상태가 개선된 건설업종은 경기민감업종 지정에서 제외돼 당분간 정부 주도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는 건설업종의 경우 개별기업의 부실이 파악되면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로 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건설업종은 장치산업이 주를 이루는 철강석유산업과 달리 정부가 나서서 구조조정할 사안은 아니다면서 “2009년에 진행됐던 부실 건설업체 구조조정을 통해 건설업계는 체질개선이 이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