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 부품 생산 준비···3분기 말 양산 돌입
FE 모델 재출시해 단종 갤럭시A74 부품 소진

지난해 1월 공개된 ‘갤럭시S21 FE 5G’.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이호길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4분기 ‘갤럭시S23’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S23 팬에디션(FE)’을 출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갤럭시S21 FE’을 마지막으로 전작인 ‘갤럭시S22 FE’ 출시는 건너뛰었지만 갤S23 FE로 명맥을 이어갈 계획이다.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 중 최상위 제품인 A7이 단종 수순을 밟으면서 그 공백을 FE로 메우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14일 전자부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S23 FE 협력사 선정을 끝내고 부품 생산을 준비 중이다. 협력사들은 3분기 말에 부품 양산에 돌입하고, 삼성전자는 4분기에 완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갤럭시S23 FE는 플래그십 모델인 S23의 주요 기능을 탑재하고 가격과 사양은 다소 낮춘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S23과 동일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120헤르츠(Hz)의 주사율을 지원하면서 후면에는 트리플 카메라 적용이 예상된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의 경우 ‘갤럭시S22’에 들어간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가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갤럭시S23 기본형 256GB 모델(115만5000원)보다 20~30% 저렴한 80만~90만원 선이 될 전망이다. 북미와 유럽에 출시된 갤럭시S21 FE도 6GB 램 모델 출고가가 699달러(약 91만원)에 책정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갤럭시S23 FE 출하량을 200만~300만대, 내년 600만~700만대 수준으로 예상한다. 최대 1000만대 수준으로 하반기에 출시되는 모델인 만큼 올해 물량은 적고 내년 출하량이 더 많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2020년 9월 온라인으로 열린 ‘갤럭시S20 FE’ 언팩 행사. /사진=삼성전자
지난 2020년 9월 온라인으로 열린 ’갤럭시S20 FE‘ 언팩 행사.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020년 10월 S시리즈 FE 첫 제품인 ‘갤럭시S20 FE’을 선보였다. 이 모델 출하량은 약 1000만대로 추정된다. 갤럭시S21 FE는 판매 지역이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로 제한됐고, 국내 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아 물량이 줄었다. 갤럭시S22 FE는 발표되지 않아 FE 라인업 단종설도 제기됐다.

그러나 올해 FE 제품을 다시 선보인 배경에는 갤럭시A7이 미출시되는 만큼 중간급 기종에서 새로운 모델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된다. 삼성전자는 성능과 가격에서 중저가 라인업과 S시리즈 대비 경쟁력이 낮단 평가를 받는 갤럭시A74를 올해 선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대신 이보다 스펙이 향상된 FE 제품으로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겠단 것이다.

홍주식 옴디아 이사는 “과거에 있었던 A70 및 A80 시리즈가 단종되면서 하이엔드 라인업의 부재로 S23 FE를 출시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하반기 플래그십 폴더블폰의 출하량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지만, 일반 바(Bar·막대) 형태의 모델 수요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부품 소진 차원에서 FE 모델을 다시 선보이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FE 제품은 플래그십 보급형 모델이란 점에서 S시리즈 재고 부품을 활용할 수 있다. 2021년까지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영향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위축돼 재고가 증가한 상황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FE 모델은 부품 재활용을 위해 선보인 기종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가 2017년 ‘갤럭시 노트 FE’를 처음 출시한 이유도 이런 목적”이라며 “이후 중급 스마트폰 공략을 위해 중요성이 높아졌다. 올해는 2가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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