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인수 GS리테일 대금 지급 후 10월 마무리
GS리테일 활용 방안 다수 거론···향후 판도 지켜봐야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GS홈쇼핑과 합병으로 초대형 커머스를 이끌어낸 GS리테일이 하반기 변화를 예고했다. 사모펀드와 손잡고 국내 배달앱 2위 요기요를 품은 GS리테일은 다음달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격 몸집을 키울 예정이다. GS리테일은 기존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해 시장 판도를 뒤집을 복안이지만, 그만큼 점유율을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게 소요될 전망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그간 인수합병(M&A) 시장과 거리가 멀었던 GS리테일은 올해만 3번이나 지분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GS리테일은 배송업체 부릉, 요기요 지분을 인수했고 당근마켓까지 검토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오프라인 중심 사업 구조에서 온라인 플랫폼 비즈니스로 무게 중심을 옮겨,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의 목표대로 ‘플랫폼 비즈니스 강자’로서의 도약을 실행하겠다는 복안이다.

GS리테일은 경쟁사를 기존 CU, 세븐일레븐 등이 아닌 배달의민족, 쿠팡으로 타깃을 바꾸고 퀵커머스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앞서 GS리테일은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와 컨소시엄을 꾸리고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를 8000억원에 인수했다. DHK인수를 목적으로 설립된 SPC(특수목적회사) ‘컴바인드딜리버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 지분을 30% 취득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GS리테일의 요기요 인수 절차는 오는 10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GS리테일이 오는 10월 요기요 인수를 마무리한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GS리테일이 오는 10월 요기요 인수를 마무리한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GS리테일은 GS홈쇼핑과 합병 당시 “2025년까지 거래액 25조원(GS리테일 14조8000억원, GS홈쇼핑 5조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 GS리테일 거래액은 11조원, GS홈쇼핑은 4조4000억원이라 반등 묘수가 절실하다. 이로써 GS리테일은 M&A로 사업 구조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요기요 인수 대금 납입 후 컨소시엄을 구성한 참여자들과 협의해 퀵커머스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한 경영활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GS리테일은 단순 투자뿐 아니라 직접 요기요 경영에도 관여하겠다는 의미다.

현재 시나리오대로라면 배달의민족(B마트) 선례를 따라 GS리테일은 음식 배달 서비스와 함께 편의점을 활용한 간편식, 생활필수품 배달을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문제는 요기요 인수 후 GS리테일에게 남겨진 과제다. 요기요는 딜리버리히어로 기반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어, 배달의민족과 경쟁사가 될 요기요에게 현재 사용되는 서비스를 그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GS리테일이 요기요와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자체 시스템 개발이 필요해 대규모 개발자 확보는 필연적이다.

무엇보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중요해 시작 단계에서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요기요는 9월 들어 할인 프로모션 등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 큰 손인 MZ세대를 잡기 위해 인스타그램에서는 가상 세계관 요기요나라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GS리테일이 B마트, 쿠팡이츠마트를 넘어 우후죽순 커지는 퀵커머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세를 불리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B마트는 2~3㎏ 수요를 담당하지만 편의점은 가맹점이 대부분이라 특정 지점에만 물량을 몰아주는 것은 업체 입장에서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직매입 구조로 상품을 물류센터에서 배송하는 것과 분산하는 방식은 큰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요기요가 현재 2위이기는 하지만, 쿠팡이츠가 뒤따라오고 있고 10분 단위 퀵커머스 시장도 커지고있는 상황이라 GS리테일의 고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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