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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기업산업분석

메리츠 조정호, 배당·연봉 533억원 ‘업계 최대’…직원 평균 임금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아

[2018산업분석] 증권업계 호실적에 오너·경영진 지갑 ‘두둑’

2018. 04. 04 by 송준영 기자

증권사 오너와 등기 임원이 지난해 배당과 보수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KB증권·삼성증권·메리츠금융지주·대신증권 등 11개그룹 오너와 등기 임원 24명이 받은 배당·보수 총액은 1080억원을 넘어선다. 특히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500억원이 넘는 고소득을 올림으로써 이들 전체 수입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해보다 높은 배당과 보수를 받았다. 증권 업종이 호황을 보이면서 실적이 증가하자 배당과 보수를 높인 것이다. 단순하게 증가율로만 놓고 보면 직원들의 1인당 평균 급여 상승폭보다 오너와 등기임원 보수 상승률이 더 높았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임원 보수는 높아진 것과는 반대로 1인당 평균 급여가 낮아진 현상도 나왔다. 동일 기업내에서도 ‘상후하박’에 따른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 지난해 소득왕은 조정호 회장···상승률은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금융투자업종에 속한 11개 그룹 및 증권사(미래에셋그룹·한국투자금융지주·KB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메리츠금융지주·하나금융투자·대신증권·키움증권·교보증권·신영증권)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제출한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오너와 등기 임원 22명이 받은 배당·보수 총액은 1080억7877만원이다. 이중 배당이 810억원 규모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배당과 보수로 533억3564만원을 받아 증권업종에서 가장 많은 소득을 올렸다.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에서 배당과 이사보수로 각각 502억원과 17억5923만원을 받았다. 또 메리츠종금증권에서 12억8492만원을 배당받았다. 조 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종금증권 지분을 각각 67.69%, 1.02%를 갖고 있다. 2016년 배당·보수 총액(319억원)과 비교하면 67.19% 증가한 것이다. 메리츠금융지주 보통주 배당액이 전년 주당 300원에서 지난해 520원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도 지난해 소득이 높았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배당과 보수로 186억8229만원을 받았다. 보수는 전년과 비교해 소폭 낮아졌지만 한국투자금융지주 보통주 배당액이 전년 주당 800원에서 지난해 1600원으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2016년 97억여원이던 배당·보수 총액이 지난해 90.84% 급증했다. 전년과 지난해 기준 인사 이동이나 보직 변경이 없었던 오너와 등기 임원 중에선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문 경영인 중에선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소득이 가장 두드러졌다. 유 사장은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에서 보수로 28억7796만원을 받았다. 유 사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 주식 1만주를 갖고 있는데 배당으로 1600만원을 지급 받는다. 전년과 비교하면 보수와 배당 합계 상승률은 19.11%다.

이 밖에 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 원국희 회장과 원종석 부회장은 지난해 배당·보수로 각각 50억여원, 35억여원을 책정받았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15%, 13.33% 증가한 것이다. 대신증권 오너 일가인 이어룡 회장과 양홍석 사장은 각각 32억원, 33억원을 배당·보수로 받았다. 이 역시 전년보다 5.55%, 8.35% 증가한 수치다.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으로 16억3391만원을 배당받았다. 다만 박 회장은 이를 전액 미래에셋박현주재단에 기부했다.

◇ 오너와 등기 임원들의 잔치…직원들은 되레 평균연봉 줄기도 

반면 증권사 직원 1인당 연간 평균 급여 상승률은 오너와 등기 임원 소득 증가폭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유상호 사장은 지난해 5년 연속 업계 최고 실적을 달성한 공로로 보수가 18.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을 단순 비교하면 한국투자증권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9342만원에서 9389만원으로 0.5%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경쟁사인 미래에셋대우(3.3%), KB증권(9.2%), 삼성증권(6%) 직원 1인당 평균 연봉 상승률보다 낮다.

NH투자증권 역시 임원 보수 상승률과 직원 평균 급여 상승률에서 차이를 보였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전 사장은 2016년 보수로 8억900만원을 받았는데 지난해 9억8600만원으로 2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7.9% 증가했다.

대신증권은 되레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낮아졌다. 대신증권 직원들은 2016년 1인당 평균 약 7700만원을 받았지만 지난해엔 1인당 평균 7600만원으로 1.3% 낮아졌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이 같은 기간 보수가 1% 가량 낮아졌지만 이어룡 회장과 양홍석 사장은 각각 3.2%, 3.4% 늘었다.

한편 사업보고서상 증권사 직원 1인당 연간 평균 급여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증권사는 키움증권이었다. 2016년 1인당 평균급여가 4642만원이었던 키움증권은 지난해 1인당 평균급여가 6482억원으로 39.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김익래 회장은 30.09% 증가했고 권용원 전 사장은 79.1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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