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여객수송 증가·저유가 수혜 기대감…계열사 리스크는 상존

대한항공 주가가 채권시장에서 약세에도 불구하고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 사진=뉴스1

대한항공이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1일 대한항공은 전거래일 대비 2.89% 오른 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는 지난주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에 참패하며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주식 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12일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발행에 앞서 지난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는 겨우 70억원의 기관 수요만 확인할 수 있었다. 희망금리 밴드는 4.7%~4.9%로 제시됐으나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이 채권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계열사 리스크다. 한진그룹 내에서는 한진해운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구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계열사들이 측면 지원에 나서면서 그룹의 전반적 재무 안정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용평가사들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한진칼 등 그룹 계열회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거나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4일 대한항공·한진해운·한진의 신용등급을 모두 한 계단씩 내렸다. 또 '부정적' 전망을 부여해 신용등급 추가하락 여지를 남겼다. 한신평은 지난달말 대한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과 한진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지원이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항공은 2014년 한진해운의 4000억원 유상증자를 비롯해 1960억의 영구교환사채에 대한 실질적인 신용 공여에 참여했다. 올해는 지난 2월 신종자본증권 2200억원을 인수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직접적인 계열사 지원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다만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최대주주인 만큼 간접적인 지원 가능성에 따른 계열사 리스크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크레딧 시장에서의 부정적 전망에도 주가는 항공업종 실적 개선세를 반영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우선 1분기 국제선 여객수송량 증가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집계한 지난 1분기 국내 공항 여객수송량은 전년 대비 13.6% 증가했다. 특히 3월에는 일본과 중국 노선 수요 호조로 국제선 여객수송량이 전년 대비 6.9% 늘었다. 

 

국제유가 하락은 항공사들의 원가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평규 항공유 가격은 전년 대비 40% 낮아진 43달러를 기록했다. 

 

증권투자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만 놓고 보면 여객수요 증가와 저유가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계열사인 한진해운이 자체 자금조달 능력으로는 재무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계열사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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