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나는 그런 회사 모른다”
포스코가 지난 2011년 자산이 전혀 없는 영국 페이퍼컴퍼니 두 곳을 인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8일 ‘조세도피처 한국인들 2016’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이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영국에 등록한 페이퍼컴퍼니 산토스(Santos CMI)와 이피씨(EPC Equities)의 지분 80%를 약 800억원에 인수한 사실이 파나마 로펌 모색 폰세카(Mossak Fonseca)의 유출자료를 통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두 해외법인의 인수 과정을 보여주는 계역서와 각종 증서, 이메일 등이 수백건에 이르며 두 곳 모두 영국 런던 인근에 주소지(Invision House, Wilbury Way, Hitchin, Herts, SG4 0TW, U.K)를 두고 있는 유한책임회사(LLP)라고 설명했다.
모색 폰세카 내부 자료와 포스코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이 두 회사의 지주회사 격인 파나마 소재 S&K홀딩으로부터 각각 50%(563억 원), 20%(224억 원)의 지분을 인수했다. 2014년에는 남은 지분 30% 중 10%(약 90억원)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했다.
뉴스타파는 모색 폰세카가 이 계약 당시 산토스 측의 법률대리인 자격으로 참여했으며 포스코는 ‘남미 진출 교두보 마련’을 인수 이유로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산토스와 이피씨가 영국의 기업등록관청인 컴퍼니 하우스(Companies House)와 영국 국세청(HM revenue&customs)에 세금 관련 신고를 하면서 스스로 실적이 전혀 없는 회사라고 서류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뉴스타파는 밝혔다.
또 연간 재무제표와 세금신고서(Tax Return)에 두 기업 모두 휴먼기업(Dormant)으로 기재돼 있고, 포스코가 인수하기 전인 2009년부터 최근까지 영업실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매년 신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산토스와 이피씨의 대주주였던 S&K와 맺은 지분 인수 계약에서 2017년까지 이 두 회사의 지분 100%를 모두 인수하기로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마지막 지분 20%의 경우 산토스와 이피씨의 경영 나빠져도 매도자인 S&K는 최초 책정 가격을 보장받도록 계약이 설계돼 있어 포스코에 불리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뉴스타파는 설명했다.
또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지난 2012년 두 회사의 실적공시에서 손손실 규모를 무려 200배나 차이나도록 공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동일한 해외 자회사에 대해 서로 다르게 공시한 것이다.
2011년 이 두회사의 최초 인수계약 당시 포스코건설의 대표이사였던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그런 회사 모르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