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중국 경기 둔화, 세계 시장 혼란에 빠뜨려”

중국인과 미국·유럽인 사이에 중국 경제를 시각 차이가 크다. 한국에 앉아 바다 건너 들어오는 자료나 보도에 기초해 중국 경제를 바라봐야 하는 필자 같은 이들은 이런 주장의 다름과 정보의 불균형 탓에 곤혹스럽다. <시사저널>과 <시사비즈>가 지난달 30일 주최한 제1회 중국경제포럼 ‘통찰, 신중국’에 참석한 경제 전문가들도 중국 경제 현황과 전망에 대해 상이한 의견을 냈다.


미국과 유럽에선 중국발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2일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서구 경제 전문가 상당수가 공급과잉, 채무과다, 수출감소, 경기둔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은 떨어지고 강시(僵尸) 기업들이 수두룩하다고 지적한다.


반면 중국인은 자국 경제의 안정 성장을 확신한다. 중국 당국은 산업 구조조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면서 안정성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통화당국은 서구 투기세력과 일전을 겨뤄 위안화 가치를 지켜내며 건재함을 입증한 바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 투자자 상당수는 중국 정부가 경제 개혁과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을 통제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구심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4일 중국 등 신흥시장이 선진국 경제에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했다. 대규모 자금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빠져나가면서 선진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신흥시장 경기 둔화가 선진국 주식·외환 시장 가격 변동의 3분의 1가량이 신흥시장 경기둔화 탓에 움직였다고 추산했다. 특히 중국 경기둔화 소속이 지난 수개월간 원자재 등 세계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중국을 타박했다.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 간 봄 정기 회의에 앞서 발표한 글로벌 금융안전성보고서에는 “중국 경제가 세계 금융시장에 미칠 파급 효과(스필오버 이펙트)는 앞으로 수년간에 걸쳐 눈에 띄게 커질 것”이라고 적혀있다.        

중국 경제가 급변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경기둔화 속도가 가파르고 내수와 수출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경제성장률은 떨어지고 불확실성은 커졌다. 산업구조는 바뀌고 성장동력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를 신창타이(新狀態), 즉 새로운 상태라고 칭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다. 중국 경제가 세계 경제 성장에 공헌하는 비율은 25%가 넘는다. 일자리는 해마다 1000만개 이상 생겨나고 있다. 국민 소득은 꾸준히 늘고 있다. 유효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비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비율이 투자보다 높다. 특히 여행, 정보, 문화, 건강 등 분야 소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중국 경제 당국은 산업구조 조정이 견고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3차 산업 비중이 2차 산업을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 서비스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처음 50%를 웃돌았다. 도시 인구는 7억7000만 명이 넘었다.

중국 정부는 대중창업(大众创业)과 만중창신(万众创新) 정책을 추진하며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덕분에 중국 경제를 이끌 새 성장동력이 나타나고 있다. 전기 자동차, 로봇, 모바일 인터넷 등 신흥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모바일 기술은 4G 시대를 넘어 5G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모바일 게임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 규모는 4조 위안을 넘어섰다.


특히 한국 경제에게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중국향 수출은 한국 총수출의 25%를 차지한다. 화장품, 과자, 엔터테인먼트 등 한국 업체들이 중국 내수 시장에 진출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 경제의 변화는 한국에게 위기이자 기회다. 중국 변화의 속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전략을 세우는 자에겐 기회가 될 것이다. 반면 중국 경제에 대한 몰이해는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신창타이에 대한 이해와 신중국에 대한 통찰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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