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 주식 차별 증여로 시끌 - 영업·마케팅 부서, 절반만 지급...대기 발령자는 비지급

 

[I.사이다.U] 나 착해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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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전 직원에게 개인주식 1100억원을 무상 증여한다고 발표했으나 직원 일부가 아예 받지 못하거나 권고 사직을 종용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영업부 소속 직원 대다수는 다른 부서 직원의 절반만 받아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영업직 직원들은 인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대기발령 처분을 받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1월4일 임성기 회장 소유 주식 1100억원(지난해말 종가기준)을 전 직원에게 무상증여 했다고 발표했다. 회사 내부 관계자 상당수는 주식 증여 과정 중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한 영업사원은 "당사 영업부와 마케팅부 소속 직원들은 무상 증여 주식의 절반만 받았다. 대기 발령자들은 아예 받지 못했다. 입사 3개월 미만 영업사원에겐 1인당 50주만 지급했다. 대기 발령자는 법률상 정직원이다. 대기 발령자 다수는 지방으로 발령났다. 징계위원회도 소집하지 않았다. 상당수는 이전부터 권고사직를 종용받았다. 이들 중 70% 이상은 20년차 장기 근속자다. 한 대기 발령자는 “인사 담당자가 ‘회사가 앞으로 함께하지 않을 사람이라 주식 증여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하더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영업 노동조합 위원장은 “영업부 임원들이 회장에게 과잉 충성하기 위해 주도한 행위라고 본다"고 말했다. 한 영업사원은 “입사 3개월 미만 영업사원들은 원래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2개월차 임원이 4억원어치 주식을 받은 뒤 규정이 바뀐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영업부와 마케팅부 사원이 받아야할 주식 절반은 신탁에 맡겨졌다. 영업 목표를 달성하면 신탁한 주식을 주기로 약속했다. 영업 목표치는 비현실적으로 높았다. 달마다 매출 200만원 이상 달성해야 한다. 한 영업사원은 “애초부터 나머지 주식 받는걸 포기했다. 월 200만원 매출을 12개월 연속 달성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사원들은) 억울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이의를 제기해봤자 손해본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 마케팅을 제외한 나머지 부서 직원은 월 급여의 1000%에 해당하는 주식을 증여받았다. 임원들은 1000%이상 받았다. 입사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임원 중 한 명은 4억원, 입사 3개월 차 임원은 2억원 어치 주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사무국장은 “한미약품이 이만큼 성장하는데 영업부와 마케팅부가 가장 고생했다. 이들을 헌신짝 취급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 신장은 연구개발(R&D) 부서 덕이 컸다. 국내 매출은 정체 상태다. 영업사원 특성상 목표 달성치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다. 영업만 잘하면 더 많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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