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금·대출 반려 자금압박 시달린 A씨 자살 시도

개성공단 전면중단 상태가 51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입주 기업 대표가 자살을 기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식자재 납품과 식당을 운영했던 대표 A(46)는 개성공단 운영이 중단된 이후 거래처의 수금 독촉과 자금 압박을 못 견뎌 이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에서 식자재 유통과 식당을 운영하던 A씨가 지난 30일 음독 자살을 시도했다. 다행히 부인인 B(41)에게 빨리 발견돼 큰일은 면했지만 중환자실 신세를 져야했다.

 

그는 개성공단 중단 이후 거래처의 독촉과 사업 유지비 등 자금압박에 시달려 왔다. A씨는 정부와 각 지자체, 신용기금 등에서 운영하는 자금 대출 혜택에서도 떨어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압류, 각서, 공증 등 요구에 시달려

 

A씨를 제일 처음 발견한 부인 B씨는 남편이 약을 먹은 당일 거래처 사장들이 찾아와 돈을 갚을 것을 독촉했다고 말했다. 그게 처음은 아니었다. B씨는 개성공단 중단 이후에 거래처로부터 하루에 수십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재산에 압류를 걸겠다’, ‘공증을 해라’, ‘각서를 쓰라는 요구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못주는 마음이 더 답답하다우리가 사업을 잘못 운영해 망한 것도 우리는 매출이 오로지 북측에서만 발생하는데, 거기서 수금이 안들어오니까 미칠 것 같다하루아침에 일을 못하게 된 것 아니냐고 억울함을 소호했다.

 

A씨 역시 납품업체로부터 미수금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받지 못한 금액이 1억에 이른다. 그는 주로 개성공단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남한 기업으로부터 미리 납품한 식자재 값을 받지 못했다.

 

B씨는 개성공단 중단 이후 단 10원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남한 기업이 주지 않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게다가 식자재 창고와 사무실 등 임대료가 월 300만원에 냉동 창고 전기세, 의료보험, 직원 월급까지 가만히 있어도 나가야하는 돈이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정부의 특별대출에서도 떨어져

 

A씨는 정부의 특별자금 지원 혜택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정부의 특별 지원 대책의 허점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정부 지원 특별 대책이 다양한 것처럼 보이지만 제조업에 집중돼 있어 영업기업은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해당되는 건 신용보증재단과 중소기업 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자금 뿐이었다고 했다.

 

그마저도 지난 3월 심사 과정에서 대출 불가 결과를 받았다. 그는 말 그대로 신용으로 자금을 대출해 주는 곳인데 우리 같은 사람들이 신용이 좋을 리가 없지 않냐연체 이력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영세한 규모라는 것을 감안해서 현재 연체만 없으면 되는 수준으로 기준을 낮춰 주면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했다.

 

부부는 현재 중소기업 진흥공단 신청을 해 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대책은 아니다. 대출은 어차피 갚아야 하는 돈이기 때문이다. B씨는 지원이라는 보다는 급전을 융통해 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B씨는 지난 2013년 공단 폐쇄 당시보다 지금 상황이 훨씬 나쁘다고 말한다. “당시에는 처음이다 보니 다시 열리겠지라는 막연한 희망이 있었지만 상황이 반복되니 불안감이 더 크다고 했다.

 

현재는 함께 일을 하던 직원들 마저 일부 퇴직한 상태다. 그는 당장 개성공단이 열린다고 해도 사람도 뽑아야 하고 교육을 시켜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받지 못한 돈 이외에도 계산하기 어려운 피해라는 것이다.

 

B씨는 지난 20136개월간 문을 닫았던 개성공단을 재개하며 정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굳게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이제 다시 개성공단이 열린다고 해도 계속 사업을 운영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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