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중남미 지역서 감소세 두드러져…2분기부터 개선 기대

국내 건설업계의 수주 계약금액 비교 / 자료=해외건설협회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 일감을 찾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에도 성과는 빈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주건수는 그나마 다소 늘었지만 수주액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설업계는 올 1분기(325일 현재) 해외에서 총 154건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146건의 공사를 따 낸 것에 비해 8건 많은 수준이다.

 

공사건수는 늘었음에도 내실은 부족하다. 계약액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35%나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에는 130억 달러를 달성했으나 올 1분기에는 85억 달러를 기록했을뿐이다.

 

수주액 급감의 결정적 요인으로는 국내 건설업계의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남미 지역에서의 수주액이 70% 가까이 급감하면서 12억 달러에 그친 점이 꼽힌다. 중남미 지역은 경제를 주도하는 산유국들의 경제위기 위험이 더욱 커지면서 플랜트와 인프라 투자 규모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지역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 산유국에 비해 원유 수출량이 적고 보유현금 등 재정규모도 작아 유가하락에 따른 손실이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물론 중동지역 수주액도 지난해에 비해 25% 가량 줄었다.

 

건설업계는 중남미와 중동 지역의 수주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수주 지역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실제 올해 초 두 지역의 수주가 줄어든 대신 북미 지역에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2배 이상 많은 10억 달러 규모를 따냈다. 또한 아프리카 지역의 수주금액도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김운중 해외건설협회 진출지원실장은 최근 삼성엔지니어링 등 대기업 중심으로 미국과 같은 신시장을 노크하면서 외연을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다라며 국내 기업에 대한 현지의 인상과 평판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미국에서 43000만 달러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를 따냈고, 삼성물산은 캐나다에서 47000만 달러 가량 되는 수력발전 댐 공사를 수주했다.

 

다만 김 실장은 지금까지의 실적은 국가별 해외수주 트렌드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대형 프로젝트 성사 여부에 따라 실적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지난해 동기대비 실적 데이터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2분기는 1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계약은 추진됐지만 해외건설협회에 신고하지 않아 미반영된 대형 프로젝트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전날 발표한 대우·한화건설의 총 180~200억 달러 규모의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도 업무협약은 체결했지만 미반영된 상황이다. 이는 원화로 약 23조 원 규모로, 한국 해외건설 사상 역대 최대규모의 프로젝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발주처와 계약이 성사됐다고 바로 해외건설협회에 신고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1분기 수주한 공사의 계약액이 2분기 반영되면 해외수주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게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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