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위한 금리인하 요구에 부정적 입장 밝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3월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경기 침체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순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23일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유럽과 일본 최근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구조적 문제에서 야기된 경기침체에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정 위원은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경제 환경에서 세계 경제가 견조한 성장 궤도로 재진입하기 위해서는 선진국, 후진국 할 것 없이 더 장기적인 시계에서 생산성 향상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수요 회복과 공급 개선을 동시에 추진해야 소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구조개혁과 규제완화를 통해 서비스업 및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성장모멘텀 발굴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금융 시장 일각의 주장에 다소 부정적 입장으로 풀이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강조해왔다.

 

정 위원은 최근 한국 경제 상황을 "그레이 스완"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레이 스완은 시장에서 어느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적지 않은 위험이 남아있는 시장을 가리키는 말이다.

 

정위원은 "중국 금융시장, 미국 통화정책, 국제 유가 등 불확실성이 높았던 요인들이 최근 비교적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세계경제가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세계 경제 상황이 지난 30여년에 걸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가까이 주요 선진국 및 신흥국을 중심으로 거시경제적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며 "최근 금융시장 내 변동성 확대, 전 세계적인 성장세 둔화, 원자재가 하락 등이 그 결과"라고 강조했다.

 

정위원을 포함한 금통위원 4명은 다음달 20일 임기가 만료되며 후임 금통위원 임명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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