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들 앞다퉈 경쟁에 뛰어들어

편의점 커피와 저가브랜드 공세 속에서 커피업계 강자들이 고급커피를 내세우고 있다. 최상위 1% 콩으로 내린 스페셜티가 최선봉에 서 있다. 색깔 있는 원두를 찾는 소비자도 늘면서 스페셜티가 뜨거운 시장으로 떠올랐다.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 SCA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에서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커피를 지칭한다. 이상적인 기후와 토양, 적합한 재배 조건을 갖춘 국가에서 생산된 우수품질 생두를 엄격한 기준과 규칙으로 로스팅한 커피를 말한다.

 

스페셜티 시장을 적극 공략한 업체는 커피업계 후발주자 폴 바셋이다.

 

17일 기자가 찾은 광화문 폴 바셋 매장 한편에는 다양한 국가에서 수입한 고급 원두가 놓여 있었다. 브라질 모레니아 포모사 원두는 200g 14000원에 판매됐다. 로스팅 일자는 11일로 적혀 있었다. 폴 바셋 측은 로스팅 후 2주일 이내 원두만 판매한다.

 

폴 바셋 메뉴는 크게 카페라떼, 카푸치노 등 에스프레소 메뉴와 싱글 오리진 스페셜티 메뉴로 구분된다. 에스프레소는 두 가지 이상 원두를 섞어 압력 추출을 통해 커피를 뽑아낸다. 싱글 오리진 스페셜티는 단일 원산지 원두를 중력으로 추출해 고유한 맛과 향을 가진 커피로 탄생시킨다

 

전통의 강자 스타벅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20143월부터 시장에 나온 스페셜티 브랜드 리저브(Reserve)는 전세계 커피 원산지 중 극소수 농장에서만 재배되는 최고 품질 원두를 선별해 소개한다. 평균 2개월마다 2~3가지 프리미엄 원두를 선보인다. 스타벅스가 가진 브랜드 효과와 맞물리며 커피애호가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할리스커피의 스페셜티 전문매장 커피클럽은 20146월 대학로에 1호점이 열렸다. 현재는 대학로점, 서울대예술문화점, 코엑스점, 일산웨스턴돔점에 있다. 매출효과가 쏠쏠하다할리스커피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2014년보다 134.4%나 늘었다. 할리스 측은 월별매출에서는 2014년 같은 달보다 150% 이상 증가한 때도 있었다고 전했다.

 

할리스 커피클럽에서는 핸드드립, 사이폰, 프렌치프레스 등 원산지에 따라 어울리는 추출법을 선택해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할리스 커피클럽에서도 중력 추출 방식은 인기다. 푸어오버(Pour-Over)라고 불리는 추출법이다. 기계가 아닌 중력에 의해 커피를 내리기 때문에 원두 본연의 깊은 맛과 개성을 살릴 수 있다.

 

커피전문점 파스쿠찌를 운영하는 SPC 그룹도 발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SPC그룹이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커피앳웍스(Coffee@Works)는 세계 유명 커피 산지에서 생산되는 원두 중 상위 7%에 해당하는 최상급의 생두만을 사용한다. 또 다양한 추출도구를 이용한 드립커피와 에스프레소 베이스 커피를 제공한다.

 

커피앳웍스의 대표커피는 클라우드 앤 커피(Cloud N Coffee). 18시간 동안 추출한 콜드 드립 커피(Cold Drip Coffee)에 질소가스를 충전해 마치 흑맥주를 연상시키는 맛을 자아낸다SPC그룹 관계자는 커피앳웍스는 SPC그룹의 커피 분야 최고의 제품과 기술력을 선보이는 R&D센터이자 플래그십 스토어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엔제리너스커피 스페셜티 매장 롯데호텔 장교점 / 사진=엔제리너스커피

올해 빠른 추격을 펼치는 업체는 엔제리너스커피다. 엔제리너스는 올해 스페셜티 커피 전문매장 3, 4호점을 잇달아 열었다. 이로써 기존 광화문, 부산 서면에 이어 청계천과 명동에서 스페셜티 전장에 뛰어들게 됐다.

 

엔제리너스 스페셜티 커피 매장에서는 커피 품질 전문가인 큐그레이더가 고객이 선택한 원두를 취향에 따라 추출 기구를 선택해 손수 내려준다. 특히 큐그레이더와 상품개발팀이 선정한 원두 3종을 매월 변경해 선보이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엔제리너스커피 관계자는 고급화된 소비자들의 입맛과 뚜렷해진 고객 취향에 맞춰 큐그레이더와 고객이 직접 소통하며 맞춤형 프리미엄 커피를 제공하는 스페셜티 매장을 확대 출점하게 됐다고 밝혔다.

 

투썸플레이스도 지난 6일 신논현역에 로스터리점을 오픈하면서 스페셜티 원두로 추출한 핸드드립 커피를 선보였다. 원두는 3개월 주기로 3가지씩 교체한다. 매장 2층에 핸드드립 전용 공간이 있어 전문 바리스타가 추출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 일정 시간 동안에는 고객 스스로 핸드드립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전문점 바깥 시장에서도 스페셜티 시장은 뜨겁다.

 

스페셜티 커피&티 브랜드 이스팀은 국내에서 맛볼 수 없었던 인텔리젠시아의 핸드드립 커피를 선보였다. 미국 인텔리젠시아의 컨셉을 그대로 반영한 커피 바에서 하리오, 케맥스 등 다양한 기구를 사용해 추출한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로스팅 10일 이내의 원두 약 6가지를 마련해 신선한 커피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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