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재조정 등 안건…"부결시에도 구조조정 영향 제한적"

현대상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채권단이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묻는 안건을 부의하기로 했다. 사진은 현대상선이 운용중인 컨테이너선 / 사진=현대상선 

현대상선 채권단이 조건부 자율협약을 추진하기로 했다.

 

17일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는 22일 진행될 채권단 실무자 회의에서 조건부 자율협약 안건을 부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건 통과에는 전체 채권기관의 100% 동의가 필요하다.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 여부는 오는 29일에 결정된다. 채권은행들은 이날까지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조건부 자율협약에 모두 동의하면 현대상선은 자율협약에 들어간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전체 채권기관의 100% 동의가 필요하지만 채권기관이 9곳으로 많지 않다"며 "자율협약을 통해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현대상선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건부 자율협약은 채무 유예와 채무재조정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우선 현대상선 채권의 원금과 이자에 대해 3개월 간 유예해주는 내용이다.

 

채무조정은 외부 회계법인 실사 후 모든 채권자의 공평한 채무재조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즉 사채권자들이 채무재조정에 합의하지 않으면 채권은행들만 채무재조정에 참여할 수 없다. 

 

현대상선이 자체 신용으로 자금을 조달한 금액이 많아서 전체 채무의 30% 가량만을 채권은행들이 들고 있다. 나머지는 회사채 등을 통해 현대상선이 직접 조달한 채권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자율협약은 용선료 인하와 공평한 채무재조정이 전제"라며 "하나라도 협상이 무산될 경우 자율협약은 종료되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의 176-2회 무보증사채 만기 연장이 부결된 점은 정상화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개최된 현대상선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4월7일 만기가 돌아오는 사채 1200억원에 대해 만기를 3개월 연장하는 안을 투표에 부쳤으나 부결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도 (주)STX 사채권자 집회 부결 후 연체상태에서 재가결된 사례가 있다"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통상 겪는 진통이며 현대상선의 정상화 추진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해운업 업황의 침체에 따른 손실 누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2013년부터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구계획을 실행해 왔다. 현재는 현대증권 매각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이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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