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표원,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시대·연령대별 남자·여자 키 변화 / 자료=국가기술표준원

키가 커지고 뚱뚱해지는 등 한국 국민 체형이 서구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7차 한국인 인체치수 조사 결과, 처음 조사를 시작한 1979년과 비교했을 때 한국 국민 체형이 상당부분 서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산업부 국표원이 서울대학교와 동서울대학교에 의뢰해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 한국인 인체치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6~69세 전 연령대에서 평균키가 커졌다.

 

이 조사는 전국 5개 권역에서 16~69세 한국인 남녀 6413명을 대상으로, 인체치수 133개 항목을 측정했다.

 

평균키는 1979년 이후 전 연령대에서, 남자는 5~7.6cm, 여자는 3.7~6.5cm 가량 커졌다. 특히 30대에서 남녀 모두 가장 큰 변화를 보였다.

 

30(30~34)에서 남자의 경우 7.6cm 커진 173.7cm, 여자는 6.5cm 커진 160.2cm로 신장 변화가 가장 뚜렷했다.

 

30대 이후 성인 남자 절반 정도가 비만으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으로 꾸준히 비만화 경향이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은 35세 이후 30% 이상이 비만으로 조사됐다. 10대 후반에서 증가하다가 20대로 진입하며 급격히 감소했지만 35세 이후부터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비만이 늘어난 것은 서구화된 식생활이 주된 원인으로 추정된다.

 

복부비만 지표가 되는 허리둘레는 1979년 이후 전 연령대에서 늘었다. 남자는 3.6~10.4cm, 여자는 3.1~55cm 가량 증가했다.

 

다리길이 비율은 2004년 이후 20대 이상 여자 전 연령대에서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국표원은 인체정보 관련 전문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통해 산업계 지원기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서구화된 청소년 신체조건과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학생들의 활동반경을 고려해 가변형 책걸상 제작 표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모자, 헬멧, 마스크, 헤드셋 등 머리영역 제품 설계를 위한 맞춤형 지침도 개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인체치수 정보에 관한 접근성 및 활용성 제고를 위해 기업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사이즈코리아 모바일 앱 아이디어 공모전(가칭)을 개최하기로 했다.

 

국표원 관계자는 참신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인체치수 정보 활용과 관련한 새로운 사업 발굴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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