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호가 높지만 매수세 실종…전세가율도 60% 못미쳐

지난해 말 입주한 위례신도시 아파트들의 매매가 및 전세가, 전세가율 / 자료=KB부동산, 사진=뉴스1

 

수년 간 강남권 신도시로 주목받아 온 위례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본격 시작했지만 부동산 경기 위축과 맞물려 매매하려는 매물이 쌓이고 있다. 전세가율 역시 50% 대에 머물러 있다.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이 75%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8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입주를 시작한 위례래미안 131(39평형) 매매평균가는 82000만 원이다.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호가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매물이 쌓이는 게 문제다. 송파구 장지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그동안 수변공원 조망이 가능한 래미안 일부 세대는 웃돈이 억 대로 붙어도 거래가 되는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었지만 최근 들어선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전세 매물은 벌써 가격 조정에 들어갔다. 해당 아파트 같은 평형 전세 시세는 47000만 원 선이다. 지난해 10월에는 52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이루어졌다. 전셋값이 5개월 만에 되레 5000만 원이 떨어짐에 따라 전세가율은 57.3%에 불과하다. 다른 수도권 지역은 새학기 이사시즌으로 인해 여전히 전세찾기 전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곳은 예외다.

 

이 단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근에 위치한 위례사랑으로부영은 110(34평형) 등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30평대 세대수가 많은데다 평면 배치가 좋아 분양 당시 인기가 좋았음에도 거래가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평균매매가는 65000만 원에 전세가는 38000만 원으로, 전세가율은 58.4%. 위례엠코타운플로리체 132.19(39평형)도 평균매매가 78500만 원에 전세가 47000만 원으로 전세가율이 60%에 채 못미친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량이 한꺼번에 공급되는데 반해 수요자는 많지 않아서다. 상반기 위례신도시에서 입주 예정된 단지는 총 64890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10월부터 입주한 단지까지 합치면 1년도 채 안되는 기간에 8000가구가 넘는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셈이다. 하반기에도 3600여 가구의 입주가 예정돼있다.

 

L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셋집을 찾으러 왔던 수요자들도 정비가 덜 이루어진 도로망과 기반시설이 부족한 주변환경을 보고 계약을 망설인다전세 매물이 쌓이면서 조만간 매매가격에까지 영향을 미쳐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강남권 신도시로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음에도 수요가 많지 않은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조사기관 관계자는 수요자들은 매매를 하기에 앞서 미래가치를 내다보는데 위례는 최근 위례신사선 착공 불확실성과 행복주택 건립, 열병합발전소 준공 등의 문제로 매매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는 미래가치가 아닌 사용가치가 중요하다. 신도시는 현재 교통 및 생활편의를 위한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다 보니 사용가치가 떨어진다위례가 당분간 매매와 전세 가격 모두 조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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