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반덤핑 관세 등 불공정 무역 제재 조치 취해야"

중국산 건설용 철강재 수입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건설 산업이 살아나면서 중국산 철근과 H형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재 생산 업체들에게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철근과 H형강 등 건설용 철강재 수입이 늘었다. 한국철강협회가 발표한 1월 철강수입동향에 따르면 중국산 철근 수입량은 10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늘었고 H형강 수입량은 74% 증가한 82000톤을 기록했다. 중국산 철근은 전체 수입 물량에서 7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국내 건설 시장 호조가 건설용 철강재 수입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신규 분양 시장은 저금리 기조, 청약제도 완화 등으로 호황을 맞았다. 지난해 신규 분양 공급 물량은 50만 가구를 넘었다. 이는 201433854가구에 비해 56.4% 늘어난 것으로 2000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대 물량이다.

 

중국산 철강재 유입 증가는 국내 철강업체에 타격을 줄 전망이다. 현대제철·동국제강 등 지난해 국내 철강업체들 실적은 건설 시장 호조 덕을 많이 본 까닭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7대 전기로 제강사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철근 판매량은 9741100톤으로 전년 대비 8% 늘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간 매출 161325억원, 영업이익 14641억원을 기록했다. 철강 산업 경기 침체로 전체적인 매출은 감소했으나 건설용 봉형강과 철근 판매가 확대됐다. 동국제강도 건설용 봉형강 제품 매출이 늘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번 수입량 증가로 저가 중국산 철강재 공세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중국 철강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중국산 철근과 H형강 가격이 오르고는 있지만 여전히 중국산 철강재 가격은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산 H형강 수입가격은 톤당 364달러(446628)로 지난해 같은 기간 톤당 482달러(59만원)에서 크게 떨어졌다. 중국산 철근 수입가격 역시 같은 기간 톤당 423달러(51만원)에서 톤당 283달러(347000)로 하락했다. 이에 비해 국산 철근 1월 유통 가격은 47~48만원대로 중국산과 10만원가량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이 늘고, 지속된다면 국내 철강 업체들에게는 치명적이라며 특히 건설용 철강재 수입이 늘고 있어 반덤핑 등 수입산 규제를 통해 국내 철강 산업을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7월 중국산 H형강에 대해 향후 5년간 28.23~32.7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 이후 H형강에 대한 수입은 줄었으나 1월들어 다시 증가세다. 철강협회는 철근에 대해서도 반덤핑 관세 등 불공정 무역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산 H형강과 철근 수입이 급증하고 있어 국내 철강 업체들에 타격이 될 전망이다. / 사진=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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