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철강 제품가 올라 포스코, 동국제강 등 국내 업체 줄줄이 판가 인상

포스코,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업체들이 철강재 가격을 잇따라 인상하고 있다. 중국 철강 산업 구조조정과 중국 철강재 단가 상승 소식이 국내 철강재 가격 인상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전문가는 철강 판가 인상이 국내 업체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1월 출하분부터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2~3만원 인상했다. 이로 인해 톤당 40만원대로 떨어졌던 열연강판 가격이 톤당 50달러 대로 돌아섰다. 포스코는 2월 추가 인상도 검토 중이다.


동국제강과 동부제철은 이달 1일 출하분부터 내수용 냉연강판 가격을 각각 톤당 2만원, 3만원씩 올렸다. 업계에선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상반기 내로 냉연강판 가격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철근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국산 국내 철근 유통 가격은 전월 대비 1만5000원이 오른 톤당 45만5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통되는 중국산 철근은 톤당 40만원으로 전월보다 톤당 3만원 인상됐다.


국내 철강재 가격 상승은 중국 철강재 판가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철강업체인 보산강철, 무한강철 등은 2~3월 철근 중국 내수 출하 가격을 톤당 200위안(약 3만7740원) 인상했다. 이로 인해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 철강재 가격이 10%가량 올랐다.


지난달 중국 내수 시장에서 유통된 중국산 열연강판도 톤당 326달러를 기록, 전월 대비 2.0% 올랐다. 같은 기간 냉연강판도 6.1% 오른 419달러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수출용 중국산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가격도 각각 톤당 273달러, 353달러로 전월 대비 1.9%, 8.5% 올랐다.


업계에선 중국산 철강재 가격 상승을 호재로 보고 있다. 김영환 현대제철 영업본부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현대제철 기업설명회에서 “중국 정부가 공급 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중국 내 철강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냉연제품 가격이 지난해 말 이후 30% 올랐고 후판과 열연강판도 올랐다. 중국의 내수 가격이 개선되고 있다는 건 고무적”이라 평가했다.


중국 중앙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상위 10대 철강사의 점유율을 48.6%에서 60%로 확대한다는 구조조정 정책을 단행했다. 중국의 지난 2011년 제선업체 수는 498곳, 제강업체 수는 282곳이었지만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각각 310개와 203개로 줄었다.


이와 더불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달 22일 국무원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철강 생산을 1억톤에서 1억5000만톤까지 감산폭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철강·석탄 등 과잉 생산 업종의 구조조정을 위해 연간 약 500억∼1000억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중국 구조조정에 따른 철강재 가격 상승은 국내 업체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철강재 공급량은 전 세계 공급량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감산이 제대로 진행되면 이론상으로는 공급단가가 오르기 때문에 국내 철강업체들로서는 재무구조 개선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내 철강업체들은 공급 과잉된 중국산 철강재로 골머리를 앓았다. 공급이 과잉되자 철강재 단가가 하락했고 마진이 줄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철강재 판가 하락으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9.7%, 5.5% 줄었다.


철강재 가격이 하락하자 철강 수출액도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철강 제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9% 하락한 2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국내 철강재 수출 평균 단가가 톤당 979달러였지만 지난 1월 톤당 727달러로 25.8% 떨어졌다.    

 

용광로에서 출선하는 작업자들. / 사진=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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