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사업별 매력도 차이, 확대해석 불필요” 주장도

서울 한강 이남 일대 아파트 전경 / 사진=뉴스1

 

최근 공개된 각종 주택시장 지표를 두고 일각에서 공급과잉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매매거래량이 1년 전에 비해 급감하면서 주택시장 위기론이 현실화됐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두고 시장 분위기를 과도하게 확대 해석해선 곤란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분명한 것은 현 시점에선 전문가들 시각조차 저마다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예비 주택구매자들의 혼란이 가중돼 당분간 주택시장에 이런 분위기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 경색 근거로 주장할만한 지표가 잇따르고 있다. 당장 이날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월 주택거래량만 봐도 지난해 1월에 비해 21.4%나 급감했다. 또 서울에서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지역 중 하나인 강동구 매매가는 지난주 서울시내에서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발생한 동탄2신도시 분양취소 사태는 주택시장 위기론에 기름을 들이부은 격이 됐다. 신안종합건설이 동탄2신도시에 신안인스빌 리베라 3,4(980여 가구) 분양을 시작했으나 청약경쟁률은 0.11에 불과했고 실제 계약은 단 2세대에 그쳤다. 이는 주택시장 위기론에 결정타를 날린 계기가 됐다. 일각에서는 이 일을 거래가 활발했던 주택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을 전조로 여기고 있을 정도다.

 

반면 같은 지표를 다르게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표면상으로는 시장경색으로 볼 수 있으나, 세부적으로 따지고보면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난달 주택거래량이 지난해 1월 대비 20% 이상 급감해 우려스러울 수 있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1월 주택거래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대치일 정도로 많았기 때문에 올해 거래량이 급속도로 줄어든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 최근 5년 동안의 평균 1월 주택거래량(52791)과 비교하면 올 1월에는 오히려 18.1% 늘었다.

 

강동구 집값 하락 분위기 역시 미시적 수급 요인을 분석하고 보면 우려할 게 아니라고 한다. 인근 위례와 미사강변신도시 등 신규 공급물량 대체제가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을 참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체제인 인근 지역의 미시적 수급요인과 거래가격까지 따져봤을 때 강동구의 집값 하락은 절대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분양이 취소된 동탄2 단지 역시 시장 전반의 문제가 아니라 해당 사업만의 개별 문제라는 시각도 있다. 사업예정지는 그간 공급돼 온 시범단지 인근(KTX 동탄역 인근) 과의 입지 차이를 비교해보면, 동탄2신도시라는 지명만 같을 뿐 상당히 떨어져 있다. 또한 입지의 가치에 비해 분양가가 비싸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분양취소의 원인은 분양 매력도가 떨어진 것이었을 뿐 시장 전반의 분위기 탓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 같은 시기인 지난달에 프리미엄급 입지에서는 업계 전망을 뛰어넘는 흥행을 이룬 곳도 있다. 3.3당 평균 4290만 원으로 강남 재건축 단지 중 최고가를 기록한 신반포자이는 평균 37.8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최고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이처럼 일부 시장에서는 저항 없이 최고가, 최고경쟁률 등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전국구라고 불리는 반포 등 강남권 재건축 매물은 거래건수가 줄긴 했지만 가격조정은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시장 상황보다도 시장 분위기를 과도하게 확대 해석하는 게 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부동산 거래절벽은 지난해 매매 거래건수 급증 영향으로 월별 지표가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언급되고 있지만, 최근 5년 평균 거래량으로 봤을 땐 여전히 평균 이상 거래되고 있다부동산 거래절벽 등 현혹지표에 대한 바른 해석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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