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실적 개선 기대 높아…오버행 이슈는 부담

현대제철 주가 추이 / 사진=시사비즈

현대제철이 철강 업황 부진에도 불구, 재무구조 개선과 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재도약하고 있다. 장기 불황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며 중장기적으로 개선세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제철, 압연 및 각종 중장비 부품을 생산∙판매하는 제철회사다. 전기로 제강법으로 철근, H형강 등 각종 봉형강류를 생산하고 고로 제강법을 이용해 열연코일, 후판 및 냉연 등 판재류를 생산해 건설, 자동차, 조선산업 등에 판매하고 있다. 매출구성은 판재 60.87%, 봉형강 29.55%, 반제품 등 5.76%, 중기계 외 2.13%, 경량화 외 7.86%, 연결조정 -6.16% 등이다.

 

1982년 국내 업계 최초로 대형 구조물 골조로 사용되는 H형강을 생산했다. 2000년 강원산업을 흡수합병했고, 삼미특수강을 인수했다. 2001년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후 INI스틸로 상호를 변경했다. 2004년 한보철강공업 당진공장을 인수합병했다. 2006년 현재 상호인 현대제철로 변경했다


현대제철은 2010년 당진공장 일관제철소의 상업생산이 시작되며 고로-전기로 제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균형적인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2013년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제품 사업부문을 분할해 합병했다. 지난해 현대하이스코의 강관과 해외법인도 합병됐다.

 

5일 현대제철은 전일대비 1400(2.86%) 상승한 5400원에 마감했다. 지난 4일에도 7.57% 급등세를 연출했다.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이틀 연속 올랐다. 지난달 21일 장중 436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지난해 5 79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불과 8개월 반 만에 45.1%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부진했다. 4분기 매출액은 4조30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600억원으로 25.9% 감소했다. 시장 기대치에도 못 미쳤다. 예상치인 매출액 4조2750억원, 영업이익 403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제품별 판매 비중은 냉연 31%, 열연 18%, 철근 16%, 후판 13%, H형강 12%, 형강 4%, 기타 6% 등으로 나타났다.판재류 평균판매단가(ASP)는 톤당 6만4000원으로 전분기 7만5000원에 비해 14.5% 하락했지만 출하량은 534만8000톤으로 전분기 485만1000톤 대비 10.2%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판재류 ASP는 톤당 74000, 2분기엔 82000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톤당 상각전영업이익(EBITDA)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톤당 122000원에서 올해 1분기 134000, 2분기엔 148000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3분기 142000, 4분기 141000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순차입금이 감소하며 재무구조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EBITDA는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설비투자(CAPEX) 1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하이스코 합병, 신규 공장 신설∙증설 등 대규모 투자 활동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줄어든 CAPEX로 인한 여유 현금은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순차입금 규모는 2010년부터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해부터 감소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0 74400억원, 2011 87360억원, 2012 94940억원, 2013 12800억원으로 늘었다. 2014 113780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지난해 12150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 순차입금은 112240억원, 내년엔 10450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그동안 지속적인 투자에 따른 순차입금 증가가 부담이 됐던 만큼 차입금 감소는 주가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점진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가운데 부채비율도 내년부터 100%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비율은 2011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0 136%에서 2011 139%로 늘었지만 2012 135%, 2013 121%, 2014 109%, 지난해 107%로 낮아졌다. 올해 부채비율은 104%, 내년엔 93%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올해부터 상승 반전이 기대된다. 2010 12.3%에서 지난해 5.7%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5.5%, 내년엔 6.9%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수 철강 유통가격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열연, 냉연, 철근, 후판 가격은 저점대비 각각 9.0%, 15.0%, 4.3%, 6.8% 상승했고 올해 1분기까지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철강업체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철광석 가격 하락이 제한적이고, 중국 내 유통재고가 계절적인 증가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중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철강가격 반등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가격 인상 움직임이 엿보이고 있다. 포스코가 출고되는 내수 열연가격을 톤당 2~3만원 인상방침을 내놨고, 현대제철도 동참을 결정했다. 중국뿐 아니라 북미 고로업체들도 톤당 30~40달러 수준의 판재류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어서다.

 

현대제철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다. 현대하이스코 합병 효과, 신규 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CGL) 가동에 따른 차강판 비중 확대, 특수강봉강 설비 가동 등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4.4% 늘어난 168450억원, 영업이익은 13.2% 증가한 16572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철강 가격 반등과 구조조정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정체를 감안했을 때 구조적인 시황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내 철근 시황은 올해도 견조할 전망이지만 중국산 유입과 국내 수급 안정 등에 따라 지난해와 같은 가격 오버슈팅(과열 국면)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 회복에 걸림돌도 남아있다. 해소되지 않은 오버행(대량대기매물) 이슈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문제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제철 주식 8808000(지분율 6.7%)에 대해 연내 처분 통보를 내렸다. 현대차그룹은 처분 시한을 올해 상반기로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다. 내부적으로 해결 방안이 구체화되기 전까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악재 희석 여부가 관건이다.

 

현대제철의 주가순자산비율(PBR) 0.42배로 글로벌 철강업체들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중국 우한(Wuhan) 0.87, 중국 허베이(Hebei) 0.79, 바오산(Baoshan) 0.78, 일본 신닛데츠스미킨(NSSMC) 0.67배 등이다.

 

IBK투자증권은 현대제철의 4분기 실적 부진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목표주가 7만원을 유지했다. 목표가는 올해 PBR 0.6배에 해당된다. 김미송 연구원은 향후 주가는 철강재 가격 인상 기대를 반영해야 한다올해 철강산업은 턴어라운드(실적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