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공모 규모 3~4조원에 그칠 듯

호텔신라 주가 추이 / 사진=시사비즈

호텔롯데가 28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가운데 기업가치와 공모가격 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비교 대상이던 호텔신라 주가가 6~7만원대까지 내려온 상황으로 호텔롯데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호텔신라는 2000(2.89%) 상승한 713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8 138000원까지 올랐던 호텔신라 주가는 6개월 만에 거의 반토막 수준으로 내려왔다. 지난해 5조원에 달하던 시가총액도 27000억원대로 급감했다.

 

호텔신라에 대한 증권사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신규 면세 사업자 진입에 따른 경쟁 심화, 면세점 사업권 재심사 우려 등 업종 벨류에이션(가치) 하락을 반영해 호텔신라의 목표주가를 기존 17만원에서 11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업 관계자는 호텔 사업이 호황기를 누리던 시기는 지난 것으로 보인다호텔롯데는 호텔신라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2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고 이날 유가증권시장 상장 심사를 통과했다. 이후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주식 등 자금조달을 위한 딜 로드쇼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관 수요 예측과 공모 등을 걸쳐 오는 3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해만 해도 증권업계는 호텔롯데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NH투자증권은 호텔롯데의 시총을 10조원 안팎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호텔롯데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경쟁사인 호텔신라의 각각 1.5, 2.7배에 달해 호텔신라의 두 배 규모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호텔신라 시총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만큼 호텔롯데 기업가치 역시 지난해보다 평가 절하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공모 규모도 빨간 불이 켜졌다. 일각에선 호텔롯데 공모 규모를 약 6조원대로 예상했지만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호텔롯데 기업가치 최대 추정치인 20조원을 기준으로, 비교대상인 호텔신라의 시총 감소와 베어마켓(약세장)임을 감안할 때 호텔롯데 기업가치는 10조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전체 주식의 30~40%를 공모로 배정할 경우 3~4조원으로 추산된다.

 

일각에선 공모 규모가 예상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장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호텔롯데의 상장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 일정이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단순 기업가치를 논할 상황은 아니란 입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동종 업체 주가 하락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면허권 상실 등은 불리한 요인이지만 뉴욕 팰리스호텔 인수, 면세점 해외 진출 등 해외사업 부문 확장에 나서고 있어 만회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호텔롯데 상장 이후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등도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따라서 호텔롯데 상장의 흥행 여부가 과제로 남게 됐다. 다른 계열사 상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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