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전망 엇갈려... "환매·보유 판단은 결국 투자자 몫"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급락으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2조원 가량의 주가연계증권(ELS)이 원금 손실(녹인·knock in) 구간에 진입했다. / 사진=뉴스1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H지수) 급락으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2조원 가량의 주가연계증권(ELS)이 원금 손실(녹인·knock in) 구간에 진입했다.

 

증권금융 전문가들은 향후 2년간 H지수 추이가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단 H지수 추이는 중국 경제와 연관이 깊다고 밝혔다.  

 

H지수는 지난 22일 종가 기준 7년 만에 7000포인트대로 떨어졌다. 25일 현재는 소폭 올라 8173포인트를 기록했다. H지수가 8000포인트이하로 떨어지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 2조원 가량이 이미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량의 96.7%가 2018년 이후 만기를 맞는다. 이 안에 H지수가 가입 당시 정한 날짜에 나온 지수의 80%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기초자산이 한 번이라도 녹인 구간에 들어선 주가연계증권은 만기일까지 지수가 증권사가 정한 날짜의 지수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원금 손실이 일어난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가연계증권 상품마다 조건이 다르지만 수익률 마지노선이 80%인 상품이 일반적"이라며 "현재 2조~3조원 정도가 낙인 구간에 진입해 원금손실 발생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5월 H지수는 최고치 1만4801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때 H지수 주가연계증권에 투자한 사람은 녹인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향후 2년 내 H지수가 1만1000포인트 이상(수익 구간 80% 적용시) 올라야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있다. 지금보다 3000포인트 가량 상승해야 한다.

 

연구원들은 향후 2년 H지수 전망에 대해 각기 다른 견해를 내놨다. H지수 주가연계증권에 투자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결국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중국 경제가 계속 하강 곡선을 보이는 지금 2년안에 H지수가 수익 구간까지 오르긴 쉽지 않다"며 "H지수가 결국 회복 되겠으나 2년안에 신속히 회복되는 것이 관건이다. 2년 안에 H지수가 회복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들은 현재 중도 환매를 하면 H지수 하락분 손실에다 환매 수수료까지 내야한다. 중국 경기와 H지수가 추가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가정한다면 환매 하지 않고 기다리는게 낫다"며 "그러나 중국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 판단하는 투자자도 있다. 결국 스스로 판단해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지수가 최고점이었던 2015년 상반기에 이 상품을 산 사람은 2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 2년 사이 지수가 1만2000~1만3000정도 회복하면 손실을 피할 수 있다"며 "H지수가 올라갈 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아직 2년의 시간이 있다. 투자자들은 그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최동환 연구원은 "앞으로 H지수 추이가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신의 영역이다"며 "단 H지수의 구성종목은 홍콩 시장에 상장한 중국기업들이다. 따라서 H지수 추이는 중국 경제와 관련이 깊다"고 밝혔다.

 

중국 경기가 더 악화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주식 시장은 예측하기 어렵다. 중국 주식 시장은 펀드멘탈보다 수급 영향을 많이 받고 중국 경제 산업구조를 정확히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중국 경기가 좋지 않으나 더 나빠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중국이 환율을 낮추고 있고 추가적 경기 부양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 발행 규모는 1월 현재 37조원에 달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H지수는 코스피200지수 보다 변동성이 큰 지수다"며 "이러한 위험성을 고려하지 않고 주가연계증권 발행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조익제 센터장은 "중국 본토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매매) 도입 전에는 쉽지 않았다"며 "그래서 국내 증권사들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을 많이 발행한 듯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현재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H지수 주가연계증권의 정확한 잔액을 밝히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원금손실 구간을 터치한 H지수 주가연계증권 잔액을 공표하기 어렵다"며 "이 파생상품의 헤지 운용이 민감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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