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융기관들 "어려운 상황서 한진중공업 살리자"

한진중공업 수빅 조선소 전경 / 사진 =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 채권금융기관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율협약 개시를 결정했다. 기촉법 공백 속에서 개별 기관의 이익보다는 한진중공업 살리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14일 한진중공업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채권은행들과 함께 제1차 채권기관협의회(채권단 회의)를 열고 한진중공업의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논의했다. 회의 결과 채권금융기관들은 자율협약에 의한 채권단 공동 관리절차 개시를 가결했다.

 

이번 자율협약 개시 결정으로 한진중공업은 유동성 문제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1월 중 한진중공업의 전반적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회계법인을 선정해 실사를 개시할 예정이다. 또 4월말까지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이번 채권단 회의는 기촉법 실효뒤 첫 자율협약 개시 사례가 될 수 있어 금융업계는 물론 산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관련 법안 공백으로 채권금융기관의 이탈이 우려되기도 했지만 회의결과 채권금융기관들은 가결을 선택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자율협약 개시에 찬성한 것은 한진중공업을 살리는 게 우선이라는 데 동의했기 때문"이라며 "자산매각 등 자구계획만 제대로 이행 된다면 한진중공업의 일시적 유동성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일부 채권은행들 사이에서는 1차 회의에서 가결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앞장서서 한진중공업의 현황을 설명하면서 채권은행들이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KDB산업은행은 이번 회의에서 추가자금 지원보다는 차입금 만기 연장을 위주로 한진중공업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금융권의 한진중공업 대출 중 올해 만기되는 금액은 2000억원 가량이다.

 

한진중공업은 업종 안에서 상대적으로 경영상황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2분기 620억원 가량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3분기에는 560억원 가량 흑자로 전환했다. 4분기에는 영업이익은 소폭 줄어들겠지만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에 참석한 또 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다른 조선 업체에 비해 보유 자산도 양호하고 실적 추이도 나쁘지 않아 부담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이라며 "다만 조선 업종 회계장부에 신뢰도가 낮은 상태라 향후 진행 상황에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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