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의 터럭 들춰 허물의 몸통 숨기려 시도

떳떳하지 못한 자는 비판의 터럭을 들춰 허물의 몸통을 숨기려 한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 꼴이다. 윤 의원은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지역구 기업의 대표이사에게 전화해 자기 딸 취직을 청탁했다. 시사저널 경제매체 시사비즈는 국회의원 직위를 남용해 직위의 취득을 알선한 행위를 지적했다. 윤 의원은 반성하기는커녕 기사 일부를 물고 늘어지며 인사 청탁이라는 실체적 비리를 부정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시사비즈는 윤후덕 의원이 2013년 9월 연세대 2년 선배인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에게 청탁해 자기 딸 사내 변호사 채용을 청탁했다([단독] 윤후덕 의원 딸, 대기업 변호사 채용 특혜 의혹)고 지난해 8월 보도했다.


보도가 나가자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취업난에 지친 이 땅의 젊은이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변호사 724명은 지난해 8월18일 국회 정론관에서 “윤후덕 의원은 대한민국이 공정한 기회의 나라라는 믿음을 훼손했다”면서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젊은이들의 소박한 희망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한상범 대표에 딸이 지원한 사실을 알렸다”고 인정하고 사과했다. 딸은 회사를 그만두게 했다. 반성한다는 공개 처신과 달리 윤의원은 언론중재위에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지역구 내 기업 대표이사에게 전화해 청탁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딸이 보도와 달리 경력 공채가 아니라 그보다 한달 전인 신입 공채에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께 묻고자 한다. 딸이 경력 공채가 아니라 신입 공채에 지원한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인가. 취업난에 허덕이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윤 의원 딸의 지원 날짜나 형식 탓에 분통을 터뜨렸겠는가. 국회의원이 권력과 인맥을 이용해 공개채용의 공정성을 훼손시키며 인사 결정권자에게 자기 딸의 취업을 청탁한 것이 비판의 실체가 아닐까.  

   

윤 의원이 실체적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의원으로서 자질이 없다. 민의를 파악하지 못하는 이가 어찌 국회의원직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 공천부터 받고 보자는 얄팍한 계산 때문에 비판의 본질을 모른 체하는 거라면 도덕성에 하자가 있다.  


물론 공천은 정치인에게 엄중하다. 정치적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느냐 여부를 가름할 결정 변수라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얼마전까지 공천 탈락은 거역할 수 없는 확실성으로 윤 의원 눈앞에 다가왔다. 윤후덕 의원에게 기사회생의 빌미를 준 것은 검찰이다. 검찰이 고발인을 소환조사하고 윤 의원은 서면 조사해 서둘러 불기소 처분한 것이 기사회생의 기회를 제공했다. 공교롭게도 당 공천 시한을 얼마 앞두고.  


윤 의원은 얼마전 필자와 친분이 깊은 인사를 통해 “(윤 의원이) 공천을 받아야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 곧 당에서 발표문 하나 낼테니 모른 체해달라. 발표문을 내야 공천 받을 수 있을 듯하다”며 편집국장인 필자에게 나설지 말 것을 종용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어이가 없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도덕성에 기초해 개혁을 입안·추진했던 윤후덕 청와대 비서관의 모습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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