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략 사업에 박차, 이동통신·B2C 경험 부족은 약점

2016 정기인사에서 승진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사진=LG유플러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1등 제조기'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때문에 업계에선 권 부회장이 LG유플러스를 새롭게 도약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1979LG전자에 입사한 권 부회장은 지금까지 LG그룹 핵심 전략 사업을 맡아 성공시켰다. 그는 2007년부터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일했고 2012년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았다. 그가 이끌었던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전지 부문은 현재 세계 시장에서 1위 자리로 뛰어올랐다.

 

권 부회장이 LG유플러스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 된 것에 대해 LG그룹이 LG유플러스에서 신 성장사업을 적극 추진하려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같은 권부회장의 이력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이동통신 업계 3위다. 하지만 그룹 내에서 LG유플러스는 시장 위상보다 훨씬 중요한 존재다.

 

한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동통신 계열사는 현금 유동성이 좋기 때문에 그룹에서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LG그룹이 유플러스 상황에 대해서 많이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물인터넷, 동영상포털 등 차세대 먹거리의 핵심 허브도 LG유플러스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 통신·신사업 추진에 잰걸음, 조직문화도 바꿔

 

권 부회장은 특히 LG유플러스에서 미디어 플랫폼, 사물인터넷 등 신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FC(Future and Converged) 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신사업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최주식 FC사업본부 부사장은 CES 2016 전시관을 방문해 스마트카 기술을 집중적으로 둘러보기도 했다.

 

LG유플러스 홍보 관계자는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이후 통신 서비스 매출은 정체기라면서 신사업인 IoT(사물인터넷) 서비스를 강화하고 새 영역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권 부회장의 1등 경험을 접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조직문화도 신사업 위주로 바꾸고 있다. 사원들에게 기존 사업에서 실적을 내도록 강요하기보다 각자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편안한 직장을 만들려는 기획이 나오고 있다. 이런 결과로 새 CEO 부임 초반 불안했던 조직 분위기는 점차 안정돼 가는 상태다.

 

권 부회장은 본사 2층 카페에 직원들 커피 값을 대신 내주는 골든벨을 만들고 앞으로 명상실도 만들어 임직원에게 휴식시간을 줄 계획을 세웠다. 최근엔 아예 즐거운 직장팀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즐거운 업무환경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실행하려 하고 있다.

 

 

이동통신·마케팅 경험 부족은 약점


 

하지만 현재 LG유플러스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궤도에 올랐던 IPTV 등 미디어 플랫폼의 경우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IoT사업에서도 SK텔레콤과 KT는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업체 플랫폼과 경쟁해야 한다.

 

권 부회장이 이동통신 업계 경험이 부족한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그는 오랫동안 디스플레이, 전지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에 전력해왔다. 이는 전임인 이상철 부회장이 KT출신으로 이통 업계 베테랑이었던 점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B2C(일반 소비자 상대 사업)가 주 사업인 통신 시장에선 기술력 자체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를 상대로 한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 미디어 사업도 이동통신 결합상품으로 가입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따라서 주력인 이동통신 점유율을 유지 또는 성장 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상철 부회장은 LTE(4세대 이동통신) 무제한 요금제를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등 이동통신 선도전략으로 LG유플러스를 이끌었다. 이 부회장 부임 이후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점유율을 키우고 영업이익을 경쟁사 수준으로 제고했다.

 

따라서 현직 경영자가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전직과 비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쟁사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사업적으로 뛰어난 인물로 알려졌지만 이동통신 시장은 워낙 경쟁이 치열해 관련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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