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난민의 경기권 안착에 원주민은 더욱 먼 외각으로 이주

최근 수도권에서는 전세 세입자들 간 계층분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발 전세난민이 성남, 일산, 인천 등지에 정착하자, 이전에 이곳에 살고 있던 원주민들은 가격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더 먼 외각으로 이주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파주운정신도시의 경우 그간 교통편 불편으로 미분양 무덤으로 악명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 들어서면서부터 가파른 전세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분기의 경우 파주 운정지구 동패동과 목동동의 전세가는 평균 매매가의 65% 수준이었으나, 3분기 들어서는 80%를 넘어섰다. 현재까지도 운정신도시의 전세가는 매매가 대비 80% 안팎의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일산 원주민의 파주이주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에서 이주해 온 전세 세입자들로 인해 일산 등 수도권 지역의 전세가격 상승이 나타나면서 기존 원주민들은 보다 외곽지역인 운정 신도시 등으로 떠밀려오며 수요가 증가했고, 이는 가격 상승세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도미노식 가격 상승은 인구 유입에 기인한다. 실제 서울 전세민들의 엑소더스 현상 탓에 지난 한해동안 경기도 인구는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의 인구는 총 82300여 명 순감한 반면, 경기도 지역은 176800여 명이 증가했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세 품귀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로 인해 서울을 떠나 경기권에 정착하는 인구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업계는 전세난민의 경기권 이주에 따른 계층분화 현상도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 성남, 일산 등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신도시 1기 지역으로 전세 세입자들의 이주가 나타났다면, 올해는 그 지역이 보다 더 외곽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개통을 앞두고 있는 철도를 중심으로 교통접근성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 30일 개통예정인 신분당선으로 인해 수지 구성, 성복, 상현 등 용인 수지지역의 교통접근성 대폭 개선된다. 따라서 연 초부터 용인지역 전세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또한 수서발 KTX 개통으로 동탄, 평택 등 경기 남부지역의 서울접근성도 개선되면서 해당 지역의 인구유입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서울의 전세가 상승세 지속과 신설 철도효과로 경기권 인구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서울 인근 경기도 지역의 가격 상승이 탄력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