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패닉…중국 6.85%∙일본 3.06% 급락

코스피 / 자료=시사비즈

2016년 새해 첫 날 국내증시는 중국 증시 폭락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2% 넘게 하락하며 개장 첫 거래일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중국 경기 침체, 중동 리스크 등 대외변수에 휘청거리며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처한 국내증시의 향방도 묘연해졌다.


올해 국내 증시는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 둔화, 기업 실적 부진 등 대내외 변수의 영향력이 커지며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개장 첫 날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보다 충격은 훨씬 컸다. 중국 증시가 경기 침체 우려로 장중 7% 이상 급락하며 국내증시의 투자심리도 극도로 위축됐다.


4일 코스피는 42.55포인트(2.17%) 하락한 1918.76, 코스닥지수는 4.56포인트(0.67%) 떨어진 677.79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9 1878.68을 기록한 이후 4개월래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모든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증권이 4% 넘게 급락했고, 건설, 전기전자 등이 3%대 하락했다. 운수장비, 금융, 은행, 운수창고, 기계, 철강금속, 섬유의복, 비금속광물 등도 2% 넘게 빠졌다.


외국인은 지난달 2일부터 21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순매도 금액은 35505억원에 달했다.


이날 코스피 약세는 중국 증시 폭락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기 침체 우려, 위안화 약세 등이 중동 리스크와 맞물려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급 이슈와 경제 지표 부진이 중국 증시의 하락 변동성을 자극했기 때문이라며 코스피 변동성도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패닉 상태를 보이며 국내 경기도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높아졌다. 국내 산업의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국내 경기도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중국발 리스크 영향과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국 증시 급락과 중동 사태 등 복합적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불확실성 지속 여부는 가늠하기 어려워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증시도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중국상하이선전지수(CSI300)6.85% 폭락하며 패닉 장세를 연출했다. CSI300지수는 장중 5% 이상 떨어져 두 번 연속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s. 주식 급등락에 따른 매매 일시 정지)가 걸리며 거래가 일찍 중단됐다.


중국 제조업 지표 악화로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월 중국 제조업구매관리지수(PMI) 48.2로 나타나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위안화 약세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5032위안으로, 지난 2011 5월 이후 4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시행됐던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대주주들의 매각 제한 조치가 해제되는 점도 수급 우려를 키웠다. 오는 8일부터 상장기업 대주주의 경영진들의 지분 매각이 가능함에 따라 1조위안 가까운 투매 물량 출회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본 니케이지수는 전일대비 582.73포인트(3.06%) 하락한 18450.98에 마감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중국발 여파에 아시아증시가 동반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에 매물 출회가 가속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중국 PMI가 부진하게 나온 가운데, 정부의 경기 부양책 시행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급준비율 인하, 유동성 공급 등 다양한 재정정책이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도 증시 약세를 틈타 급등세를 보였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5.20(1.30%) 오른 1187.7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9 25 1194.70원을 기록한 이후 3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5.50원 오른 1178.00원에 출발했지만 위안화 약세 영향으로 개장 초부터 1180원선을 넘어서는 급등세를 연출했다.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출회되며 상승폭은 제한되기도 했지만 중국 증시 급락 영향이 원달러 급등세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중국발 불안감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1200원선을 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달 중순까지 증시하락과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대한 경계감 등이 맞물려 1200원선에서 제어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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