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타개하고 시장 신뢰 회복 위해선 고부가가치 사업 집중해야

국내 1위 철강사 포스코에 위기라는 단어가 습관적으로 붙고 있다. 그만큼 포스코는 올해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과 철강재 단가 하락으로 뼈아픈 시기를 보냈다. 구조적인 공급 과잉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내년에도 위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주주 가치 제고에도 애를 먹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10월 임원들의 주식 매입 프로그램과 분기배당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역시 주식 가격 하락을 막지 못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에 대한 주주 신뢰가 땅에 떨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결국 본업인 철강 판매에서 실적 반등을 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나마 포스코 고부가가치 제품이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내년에도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영업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 권오준호 시장 신뢰 회복해야


임기 3년 차를 앞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구조조정에 거침없는 행보를 보였다. 포스코 설립 후 처음으로 계열사 파산을 결정하는 등 부실 사업 정리와 인력 조정에 속도를 붙였다. 올해에만 19개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했다. 내년에는 35개 계열사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도 주가는 하락세다. 포스코 주가는 28일 종가 기준 주당 17만8000원으로 올해 1월 12일 기준 주당 29만3000원에서 40% 떨어졌다. 권 회장이 취임했던 2014년 3월 주당 28만원대와 비교해도 크게 하락했다.  


포스코는 주주 가치 제고 차원에서 임원들이 나서 주식을 매입했다. 또 지난 10월에는 분기 배당제를 추진해 주주에 이익을 더 자주 나눠주겠다고 공언했다. 내년 4월 실시 예정인 분기배당제는 국내 대기업에서는 처음으로 도입하는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권오준 회장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그만큼 낮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공격적인 구조조정과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전략을 쓰며 정상적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평가 하고 있다. 문제는 주식 가격이 거꾸로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경영 전문가가 아닌 탓에 포스코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 하지만 권 회장 주도로 포스코는 경영 내실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문제는 실적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 밝혔다.  


◇ 본업 경쟁력 강화만이 유일한 ‘해결책’


결국 포스코는 본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 포스코는 내년 범용 제품보다 고부가가치 강재 판매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올해 고부가가치 강재 덕을 톡톡히 봤다. 포스코는 올해 3분기에만 고급강재인 월드프리미엄 제품을 170만톤 추가 판매해 2600억원을 벌어 들였다. 3분기 영업이익 6380억원의 약 40%에 해당한다.


포스코는 철강 공급 과잉으로 일반재 수익성은 30% 하락했지만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인해 전체 수익성은 2014년보다 10% 향상됐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이 높은 자동차 판재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현재 글로벌 톱 15 자동차업체에 연간  830만톤의 강판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자동차 강판 물량의 약 10%다.


해외 연결 법인도 실적 개선을 위해 고부가 강재 생산 비중을 늘릴 예정이다. 포스코는 이를 포함해 월드프리미엄 판매 비율을 올해 40%, 내년 45% 2017년에는 50%를 목표로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적극 추진하는 구조조정은 재무 상태를 개선하는 효과는 있다. 그렇다 해서 본업인 제강 능력과 판매 경쟁력이 강화되진 않는다”며 “포스코가 내년에 좋은 실적을 내기 위해선 구조조정과 더불어 고부가가치 제품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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