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본급 8만5000원, 현대중 기본급 2만3000원 인상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사가 23일 10시간을 넘기는 장시간 진통 끝에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잠정 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양사 잠정합의안은 28일 조합원 찬반투표 고비만 넘기면 연내 타결에 성공하게 된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32차 본교섭에서 자정을 넘긴 마라톤 교섭 끝에 2015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노사는 지난 6월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9월22일까지 총 28차례 교섭을 진행, 노조 집행부 선거 이전 타결을 시도했으나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새롭게 당선된 박유기 노조 집행부와 지난 15일 협상을 재개, 미타결 쟁점을 중심으로 집중교섭을 벌였다.

사실상 연내 타결의 한계선이었던 23일까지 노사 입장 간극이 커, 연내 타결은 요원해보였다. 노조는 임금피크제와 통상임금 문제를 분리, 내년에 다시 논의하자고 요구했다. 이 밖에 추가 임금인상안과 주간연속2교대제 수정 등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이어갔다.

노사는 교섭이 자정을 넘어서자 각자 한발씩 물러나는 선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 경기 상황이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경제발전 둔화 등으로 난조를 보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노사는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위한 신(新)임금체계 도입안은 내년 단체교섭시까지 지속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핵심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는 간부사원을 우선 대상으로 내년부터 시행키로 했다. 적용 시 임금은 전년대비 각각 만 59세 간부는 10%, 만 60세 간부는 10%씩 줄어든다.

또한 현재 만 58세를 정점으로 ‘59세 동결, 60세 전년 대비 임금 10% 감소’ 형태로 운영 중인 조합원 대상 임금피크제는 내년 단체교섭에서 합의해 시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는 주간연속2교대제 형태인 8+8 근무형태 도입에도 합의했다. 노사는 이를 위해 2조 잔업 근무시간을 축소하는 대신 생산성 향상을 통해 생산량 및 임금을 보전키로 합의했다. 내년 8+8 근무형태 변경이 완료되면 기존 2조 근로자 퇴근시간이 새벽 1시 30분에서 0시 30분으로 1시간 당겨진다.

이와 함께 물가상승률, 내년 경기상황 등 주변 여건을 감안, 기본급은 8만5000원 인상하기로 했다. 성과 격려금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된 경영실적이 반영돼 성과급 300%+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밖에 ▲고급차론칭 격려금 50%+100만원 ▲품질격려금 50%+100만원 ▲별도합의주식 20주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노조의 해외/국내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 해고자 복직,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등 인사 경영권 관련 요구에 대해서는 회사가 수용불가 원칙을 분명히 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3일 울산 본사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 30분까지 진행된 43차 임금협상을 통해 ▲임금 2만3000원(호봉승급분) 인상 ▲격려금 100%(옛 통상임금 기준, 자사 주식)+150만원 지급 ▲성과금 126%(추정치, 100%는 자사 주식, 26%는 현금) 지급 ▲사내근로복지기금 20억원 출연 등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이 지난 16일 사측이 내놨던 최종제시안과 유사해, 사실상 노조가 사측안을 수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금인상액이 당초 노조 요구액에 미치지 못하고, 노조가 수용불가를 내세웠던 ‘성과금 주식 지급안’도 통과됐다. 다만 격려금과 성과금으로 지급하는 자사 주식 할인율은 기존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노조는 올해 ▲임금인상 요구액 12만7560원(기본급 대비 6.77%, 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수당 100% 인상 ▲고정 성과금 250% 이상 보장 ▲노후연금 현실화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통상임금 1심 판결결과 적용 ▲성과연봉제 폐지 ▲사내하청업체 노동자 처우개선 등을 요구해 왔다.

노조는 28일 전체 조합원 1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전체 조합원의 과반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자 대비 과반 찬성이 나오면 최종 타결된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당초 노사 대표간 일대일 협상을 시도하는 등 여러 노력을 병행했지만 입장 간극이 워낙 커 어디서부터 의견을 좁혀야할지도 감이 안 잡혔다”며 “우여곡절 끝에 연내타협을 위한 기틀은 마련했다. 완벽한 합의안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했다. 이제 공은 노조 찬반투표로 넘어간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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