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업자들 고금리 2금융권 의존...부동산임대업 대출 크게 늘어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자영업자 대출(개인사업자 대출)이 올 6월 말 기준으로 5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도가 낮은 영세 자영업자들은 고금리인 2금융권 대출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자영업자가 받은 대출금(기업대출 및 가계대출)은 519조5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수는 252만7000명이다.

이중 가계대출·기업대출을 중복으로 받은 자영업자의 대출규모는 63.6%인 330조5000억원(차주수 100만8000명)이었다. 

 

기업대출만 받은 경우(순기업대출)는 11.6%인 60조1000억원(25만2000명), 가계대출만 받은 경우(순가계대출)는 24.8%인 128조9000억원(126만7000명)이었다.

유형별로는 가계·기업 중복대출과 순기업대출은 은행비중이 72.9%, 90.6%로 높았지만 순가계대출은 저축은행, 대부업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 57.4%에 달했다. 가계대출을 받아 사업자금으로 사용한 자영업자 중 절반 이상이 은행이 아닌 2금융권을 이용한 셈이다.

가계·기업 중복대출을 받은 개인 사업자는 신용도가 중간 이상이었고 기업대출만 받은 사업자도 신용도가 높았지만 가계대출만 받은 자영업자는 상대적으로 중간 이하의 신용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가계대출만 받은 자영업 대출 중 영세 자영업자 비중은 15.5%, 고금리 대출 비중은 19.9%에 달해 중복대출이나 순기업대출보다 높았다.

업종별로는 상가, 오피스텔 등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대출이 2010∼2014년 중 연평균 14.3%의 증가율을 기록해 음식숙박업(8.4%), 제조업(6.1%), 도소매업(5.4%) 등의 증가율을 크게 앞질렀다.

특히 올해 3분기까지는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5%나 급증해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중 부동산임대업 대출 비중은 2010년 1분기 말 24.4%에서 올 3분기 말 현재 34.4%로 높아졌다.

한은은 5개 국내은행에 대한 공동검사를 한 결과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상가 등 비주거용 부동산 위주로 늘어났다며 이는 부동산 투자수요 증대와 절세 유인책 등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2011년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경기민감 업종의 대출 비중도 높은 점에 비추어 향후 경기상황에 따라 취약성이 증대될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 등을 중심으로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어 자영업자 대출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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