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증설로 고부가강 물량늘어···범용 제품보다 수익성 높아

내년에도 철강 산업이 힘에 부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아연, 알루미늄 도금 철강재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 사진=포스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아연·알루미늄 도금 강판으로 내년을 준비하고 있다. 철강 공급 과잉으로 인해 범용 제품 수익성이 떨어진 반면 고급강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수요 산업인 자동차, 가전제품 시장에서 알루미늄과 아연 도금 강판 수요가 늘고 있어 향후 도금강판 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포스코강판이 생산하는 고내식(高耐蝕)성 슈퍼 알루미늄도금강판을 미국 자동차부품사인 AP이미션스테크놀로지스에 4년동안 4만톤 이상 공급하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올해 10월 개발된 고내식성 슈퍼 알루미늄도금강판이 태어나자마자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에도 포스코는 올해 고급강재 덕을 톡톡히 봤다. 포스코는 올해 3분기에만 고급강재인 월드프리미엄 제품을 170만톤 추가 판매해 2600억원을 벌어 들였다. 3분기 영업이익 6380억원의 약 40%에 해당한다.

포스코는 철강 공급과잉으로 일반재 수익성은 30% 하락했지만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인해 전체 수익성은 2014년보다 10% 향상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이유로 포스코는 내년 아연·알루미늄 도금 강판에 역량을 쏟을 예정이다. 포스코강판은 지난 9월 고내식(高耐蝕)성 슈퍼 알루미늄도금강판 전용 생산설비 공사를 시작했다. 내년 4월말이면 준공한다. 이 알루미늄도금강판은 내열성과 가공성을 유지하면서도 부식에 견디는 힘이 크다. 자동차 배기구, 건조기 드럼, 에어컨 실외기 외판 등에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포스코강판은 이 강판을 2018년까지 전 세계에 35만톤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자동차 판재에 쓰이는 아연도금강판 생산도 늘린다. 포스코는 용융아연도금강판을 생산하는 7CGL공장 건설에 2554억원을 들였다. 2017년 6월 완공되면 연간 330만톤 생산능력이 연간 380만톤까지 늘어난다. 회사 측은 4500억원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도금 강판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에 위치한 제2냉연공장에 1295억원을 투자해 아연도금강판과 알루미늄도금강판 생산 설비를 구축한다. 내년 1월 양산을 시작해 고품질 자동차용 강판을 연간 50만톤 생산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대제철 제2냉연공장 아연도금강판 생산규모는 총 200만톤으로 늘게 되고 제1냉연공장과 합하면 연산 550만톤 생산체제가 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내년 아연도금 강판 생산 공장인 CGL를 더욱 늘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계열사 수요처인 현대자동차는 자동차에 도금 강판 사용 비율을 더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신형 제네시스, 2016년형 투싼, 카니발 등에 현대제철 초고장력 강판을 기존 18% 수준에서 50%까지 확대 적용했다. 2018년에는 최대 62%까지 적용 비율을 늘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해외에 생산 설비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사 주요 고객사인 자동차 업체들이 철강 소재 경량화와 고강도를 요구하고 있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진입 장벽도 높아 수익성이 좋다”며 “국내 철강 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이러한 고부가가치 제품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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