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수요 증가 불구, 집값 상승여력 낮아 문의 줄어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가 상승과 함께 인기를 끌었던 '갭투자', '무피투자'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대내외적인 환경변화로 내년도 주택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자, 투자자들의 관심도 식은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갭투자가 성행했던 지역인 서울 성북구와 중랑구 등의 소형 아파트 매매거래가 최근 3~4개월 전에 비해 시원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갭투자란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적은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사들인 후, 전세가를 높이고 다시 세입자를 들여 투자금을 회수하는 일종의 투기행위를 뜻한다.

갭투자는 은행금리가 저렴하고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을 때 유행한다. 때문에 올해 서울에서 시작된 갭투자 유행은 일산과 과천,광명, 인천 부평 등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선 수도권으로 전이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같은 투기 문의 방식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 한신아파트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지난 추석 즈음만 해도 지방의 투기 전문가들이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매수했는데 요새는 잠잠하다"라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이달 초 시장전망 보고서를 내고 내년 전세가격은 올해 보다 4.5%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전국 성인남녀 8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3%가 내년 전세가 약 1415만 원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의 월세 가속화가 전세난 심화를 부추길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내년에는 전세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전세가격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갭투자는 전세가의 오름세가 계속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고 있기 때문에 시장 전망만 봤을 땐 내년이 투자 적기로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갭투자의 인기 시들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환경적 요인이 올해와 내년이 다르기 때문라고 말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PB센터 부센터장은 "무피투자가의 대부분은 대출을 최대한으로 받는 방법을 활용하는데, 내년부터 대출규제가 강화되다보니 투자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며 "내년은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어서 투자자 계획대로 이끌 수 있는 환경이 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집값상승 여력이 적어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갭투자자들은 시세차익 목적으로 들어가는건데 현재 시장 상황으로는 수요자들이 집의 가치가 오르기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즉, 투자자들이 경기변동이나 공급과잉으로 전세값이 조정될 것을 우려해 투자를 줄이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내년에는 시장 전반적으로 조정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를 계획중이라면 매매가와 전세가 변동률 추이, 입주물량 등에 대한 꼼꼼한 지표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경은 기자 rke@sisa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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