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전세난 심화되고 재건축·재개발 등 가격조정 거칠 것"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는 시장의 심리적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비관론이 나오고 있다. 

한국이 금리를 인상하기까지 시간차가 있는데다가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구매심리가 위축돼 결국 거래량 감소로 이어진다는 논리다.

17일 미국 언론·은행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00~0.25%에서 0.25~0.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올 한해 주택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시장 호황으로 주택 연말 인허가 물량은 역대 최다 수준인 7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한해 분양된 전국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12월 현재를 기준으로 3.3㎡당 989만원으로 지난해 941만원에 비해 5.1% 상승했다.

시장 열기는 이번 FOMC의 금리인상 발표로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현 상황을 정부의 주택대출 여신심사 강화 발표, 공급과잉 논란에 더해 금리인상까지 삼중고를 맞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소비자가 집 사면 안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시장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 하향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번 금리인상으로 매매거래가 위축되면서 내년에 전세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센터장은 "매매심리 위축으로 전세에 안주하게 되면 시장 전반의 전세 수급 불균형은 가중될 게 뻔하다"며 "내년에도 전세난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 역시 비슷하게 전망했다. 그는 "심리적으로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맞물려서 매수심리가 위축되는 추세"라며 "내년도 부동산 시장은 올해와 비교했을 때 매매 거래량이 한풀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금융경제연구실장도 미국의 금리인상이 내년 우리 주택시장의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당장 우리 기관에서 조사하는 주택사업환경지수만 보더라도 이번 달 유독 많이 하락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미국의 금리인상"이라고 설명했다.

레버리지(leverage·차입, 사채, 설비 등 고정 비용 요소가 지렛대처럼 작용해 손익 변동폭을 확대하는 효과)를 많이 사용하는 재건축과 재개발, 상가투자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노무라증권 등 일부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여전히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어 이번 금리인상이 큰 위험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도 "다만 투자상품 성격이 강해 레버리지를 많이 활용하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투자, 상가 등은 가격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경은 기자 rke@sisa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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