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직격탄∙상승 모멘텀 실종

 

조선주가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구조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힘겨운 모습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빅3 조선업체의 주가도 울상을 짓고 있다.

선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해양플랜트 부문의 손실 확대, 신규 수주 감소 등이 주가 하락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최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제유가 하락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며 조선업은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전일대비 69센트(1.9%) 오른 배럴당 36.31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2009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제유가가 30달러 선까지 하락하며 조선업종의 실적 하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해양 플랜트 발주가 줄어들며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은 4711억3500만원으로 나타났지만 올해 4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1조4016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며, 현대중공업은 8821억원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15일 현대중공업 주가는 1200원(1.34%) 하락한 8만78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초 25만3500원에 비해 65%의 주가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1만150원, 5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초 3만4900원에 머물던 대우조선해양 주가는 장중 497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수주 부진 영향으로 본격적인 매출 하락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며 “조선업종의 빠른 펀더멘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내년에도 국내 조선사의 수주 부진으로 저수익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양플랜트 부문의 추가 부실 우려가 남아있고, 수주 부진과 경쟁 심화 구도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올해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2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그치는 등 저유가 지속에 따른 수요 부진이 이어졌다”며 “해양 자원개발 수요가 개선되지 않는 한 조선업의 의미있는 수익 개선과 주가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장청 기자 jcha@sisa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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