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선 지낸 원로 정치인…정계은퇴 후 후배 정치인에 '쓴소리'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1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고인은 8선 의원과 두 차례 국회의장을 지낸 한국의 대표적인 원로 정치인이다.

대구 출신인 이 전 의장은 남다른 계기로 정계에 입문했다. 기자로 최고회의에 출입하다가 박정희 당시 최고회의 의장의 눈에 거슬리는 기사를 써 구속됐다가,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8선을 지냈다. 그는 지난 1969년 공화당 의원총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이후락 당시 대통령비서실장,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해임을 요구했다가 정치적 공백기를 맞았다. 13대 총선에선 지역구에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으나 14대 국회 전국구(현 비례대표) 의원으로 다시 원내에 입성했다.

14대·16대 국회에선 국회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지난 1993년 4월 박준규 당시 국회의장이 재산공개 파동으로 낙마하면서 그 자리를 1년 2개월간 물려받게 된 것이다. 당시 당정이 요구한 날치기 처리를 거부했다가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멀어지기도 했다.

신한국당 대표서리를 맡았던 1997년에는 경선 결과에 불복·탈당한 이인제 당시 대선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의원직을 버리고 국민신당에 합류했다. 이인제 후보의 패배 이듬해 6명의 국민신당 의원과 함께 국민회의로 당적을 옮겼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소속 전국구 의원으로 당선된 16대 국회에서는 두 번째 국회의장을 지냈다.

2004년 정계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새천년민주당 상임고문 등을 맡아 정계 원로로서 후배 정치인들에 대한 쓴소리를 자주 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한윤복 씨와 장남 승욱, 딸 승희·승인 씨 등 1남2녀를 두고 있다.

이민우 기자 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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