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자마진 개선돼도 기업 구조조정·개인 여신 부실 우려

2007년 이후 시중금리 추이 / 그래프=유안타증권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 국내 은행의 수익성 개선에 부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준은 현지시각으로 오는 15일~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기준금리가 동반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업계에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순이자마진(NIM)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 반등이 기대된다. 이미 일부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어 순이자마진(NIM) 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시중금리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5년만이다. 국내 시중금리는 지난 2011년 2.85%를 기록한 이후 올해 2.06%까지 떨어졌다. 이에 국내 은행들은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 대로 줄어든 상황이다.

다만 순이자마진(NIM)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중금리가 오르더라도 은행들의 이익창출력 저하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개선이 제한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국내 경기가 기준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 때문이다.

지난 3분기말 기준 가계부채는 1166조원을 기록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필두로 시중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이 크다. 더구나 최근 정부 정책도 대출을 완화하는 분위기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바뀌는 상황이다.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실이 확대될 경우 국내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늘려야 한다. 이 경우 은행 수익성은 악화된다. 따라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 기준금리인상에도 한국에서는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경기모멘텀인데 한국의 경제 상황은 금리를 올릴 만큼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며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상반기 동안은 금리 동결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등장도 기존 은행들의 순이자마진 개선을 제한할 것으로 보이는 요인이다.

이경중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아직은 가능성이지만 인터넷은행이 인가받으면서 은행업에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했다"며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과거보다는 순이자마진 개선에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여부와는 별개로 미국에서만 금리가 상승하는 것만으로도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경색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기업들은 이미 해외에서도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부실 발생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국내 기업들은 대기업을 위주로 벌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평가전문위원은 "금리인상 후 기업과 가계쪽 위험요인을 보면 내년도 은행의 대손비용이 올해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이 위험 산업에 충분한 충당금을 쌓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건강 기자 kkh@sisabiz.com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biz.com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