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위안화 평가 절하 시 아시아 국가들 위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 경제에 적신호가 들어온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달러 대비 신흥국 통화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연준은 오는 15~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준은 2006년 이후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해왔다.

외신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중국과 남아공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남아공은 최근 통화 정책에 실패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 자본 유출이 더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루빈 시티은행 신흥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통화 정책과 중국 경제 위험은 긴밀히 연결돼있다"며 “미국이 통화 긴축 정책을 펴면 미-중 금리차와 달러강세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는 중국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신흥국 시장에 부정적 충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14일(현지시간) 달러 당 위안화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21%(6.4358위안) 떨어진 6.4495위안으로 고시했다. 위안화 가치는 지난 4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아시아 각국 통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아시아 국가 대부분은 중국 산업 공급망과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의 원자재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매체 파이낸셜 타임즈(FT)는 13일(현지시간) 미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중국 위안화 뿐 아니라 주변 아시아국 통화 가치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달러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는 지난 6주간 이미 1.8%가량 떨어졌다.

왕 윈뀌(Wang Yingui)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중앙은행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은) 중국 인민화를 포함해 신흥국 시장에 각국 통화 가치 절하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해외투자펀드 시장은 체제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커진다. (체제 변환은) 합리적이고 시장 상황을 기반한 결정이다”라고 덧붙였다.

남아공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남아공 통화 가치는 지난 달 8%포인트 하락하며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남아공은 지난달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기준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레세자 한야호 남아공 중앙은행장은 “미국 통화 긴축 정책이 환율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높은 변동률과 환율 오버슈팅(overshooting, 일시적 급등)은 미국 금리 순환 주기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이 될 것이다”고 언급했다.

윤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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