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불확실성 커진 세계 경제...부채 관리가 중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부채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은행과 국제통과기금(IMF) 공동 주최로 열린 ‘아시아의 레버리지(차입투자): 과거로부터 교훈, 새 리스크와 대응 과제’ 콘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선진국 양적완화에 따른 신흥국들의 레버리지(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투자수익을 얻는 방식 확대) 급증세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레버리지가 기초경제여건에 비해 지나치게 상승하면 경제 주체들의 채무 부담을 늘려 오히려 소비나 투자 등 경제활동을 제약하게 된다”며 “레버리지가 심하면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해치거나 국가 신인도를 떨어뜨릴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라 세계적으로 금융완화의 정도가 점차 줄어들면서 국제 금융여건이 지금까지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민간 경제주체와 정책당국은 레버리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더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융기관은 신용공급시 차입자에 대한 심사기능을 강화해 레버리지의 양적·질적 개선을 꾀해야 한다”며 “자금조달시 안정성이 높은 자금을 확보해 국내외 금융상황이 변할 경우 받게 될 충격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차입자들은 미래 소득의 흐름 및 금리 변동과 관련한 위험, 자산 및 부채 간 만기불일치 위험 등을 적절히 관리해 스스로 재무구조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당국은 거시건전성 정책수단을 활용해 레버리지의 지나친 상승을 억제해야 할 것”이라며 “비효율적인 기업이 존속하면서 레버리지만 상승시키는 일이 없도록 기업구조조정을 촉진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아시아 신흥국들이 많은 외화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달러 강세 등 대외리스크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당국은 외환부문 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개발, 활용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태영 기자 won@sisa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