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채널·최저 비용 스마트 TV 추진 난항

 

미국 애플이 인터넷 기반 실시간 TV서비스인 IPTV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 애플 IPTV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송국과 채널수·가격 조정에 실패한 탓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업체 리코드에 따르면, 애플 IPTV는 기본채널을 12개 내외로 구성하고, 가격은 월 30달러(3만5000원)로 책정하려 했다. 그러나 여러 채널을 거느린 방송사들이 애플 IPTV에 일부 채널만 공급하는데 반대해 협상이 결렬됐다.

여러 채널을 보유한 방송사들은 IPTV에 콘텐츠를 공급할 때 채널들을 묶어 판매한다. 21세기폭스는 폭스 뉴스,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폭스 스포츠 1 네트워크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폭스 뉴스 채널에 다른 채널을 묶어서 판다. ABC, ESPN을 합병한 디즈니도 묶음으로 콘텐츠를 공급한다.

IPTV 사업자 버라이즌은 지난 4월 시청자가 원하면 ESPN을 뺄 수 있는 선택사항을 제공했다가 디즈니가 바로 소송을 제기해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이로 인해 미국 케이블·위성·IPTV 등 유료방송 서비스는 보통 100여개 채널을 보유하고 요금도 월 60달러(7만 1000원)에 달한다.

미국 CBS 방송국은 애플 IPTV 사업에 참여하려 했지만 가격 협상에서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레슬리 로이 문베즈 CBS 최고경영자는 지난 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대화를 시도했지만 애플이 IPTV 사업 추진을 중단했다"며 "다른 회사가 저가 IPTV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월 30달러에 10여개 채널을 제공한다면 다른 유료방송 서비스 이용자들도 가격 인하를 요구하거나 애플 IPTV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에디 큐 애플 수석부사장은 스포츠 채널 모음처럼 기본 채널 외 시청자가 원하는 채널이 있다면 추가 결제해 시청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애플은 당분간 IPTV 사업 대신 IPTV용 셋톱박스인 애플TV에 들어가는 앱 스토어를 통해 미디어 회사들이 소비자에게 직접 콘텐츠를 판매하도록 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장가희 기자 gani@sisabiz.com

애플 TV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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