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전망 이후 경기 하방 요인 발생"…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1.5%'로 6개월째 동결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한국의 즉각적인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 사진=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제 유가가 예상보다 크게 폭락하고 있어 내년 경기를 내리 누를 변수로 판단했다.

이주열 총재는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지난달 언급한 뒤 여건 변화가 있었다"며 "유가 하락이 내년 물가를 내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물가안정 목표 관련해 기재부와 협의는 어떤가.

마무리 단계다. 다음 주 최종 물가안정 목표를 발표한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대책은.

미국 금리인상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다. 혹시 파장이 커질때 대비해 비상계획을 마련했다. 금융시장이 불안해진다면 한은이 유동성을 여유있게 관리해야 한다. 회사채 시장이 받는 영향이 우량기업과 대출시장에 파급되면 조처를 취할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성장률을 2% 중반으로 낮췄다.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세계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약하다. 유가도 예상보다 크게 폭락하고 있다. 이는 경기를 내리누를 위험 요소다. 다만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경제 관련법 입법 등 여러 변화를 감안해 내년 1월 2016년 경제 목표를 밝히겠다.

금통위 회의를 연 8회로 줄이는 방안은.

다른 나라 중앙은행 관행을 반영해 검토하고 있다. 내년엔 현행 방식을 유지한다. 시장과 소통 문제 등 보완 방안도 같이 검토해서 곧 결론을 내겠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하면 한국은 0.5%포인트 이상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미국 금리인상이 곧바로 한은 금리인상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미국 금리인상 예상이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 금리인상 속도도 완만할 것이다. 이에 따라 다른 나라가 대응할 시간에 여유가 있다. 금리 결정은 국제 금융시장, 신흥국 경기 등 여러 여건을 감안해야 한다.

경기회복과 가계·기업부채 안정 관리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 균형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경기회복 불씨를 꺼뜨리지 않아야 한다. 또 불균형이 감내하지 못할 정도로 커지는 것도 막아야 한다.

내년 소비절벽 우려가 나오고 있다.

소비가 빠르지 줄지 않으리라 예상한다. 전반적으로 소리심리가 개선되고 소득여건도 좋아졌다. 임금은 꾸준히 올라 소득 여건과 소비 심리가 개선됐다. 물가하락으로 실질구매력도 높아졌다.

부동산 시장이 급랭할 가능성은.

공급 물량이 늘어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실거주 수요가 많다. 1∼2인 가구 증가로 인한 수요 구조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위안화 약세로 한국 수출경쟁력은.

위안화 약세가 오래 지속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되면 위안화 약세의 부정적 효과는 크지 않다. 내수 위주 산업구조 개편, 금융 자유화 등 중국 변화로 인한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중국이 산업구조를 원활하게 개편해 경기불확실성을 줄이면 긍정적이다.

국내 주식 시장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원인은.

이탈 자금은 헤지펀드 위주 단기투자 자금이다. 일시적인 요인도 없지 않다. 기초 경제 여건, 외환건전성, 경상수지 흑자 등 요인 감안하면 한국에서 자금 이탈 영향은 제한적이다.

환율이 급등하는데.

환율 변동성 확대는 글로벌 현상이다. 환율은 미국 금리인상과 그 속도, 중국 등 신흥국 금융 상황 변화에 따라 달리 움직이리라 에상한다.

수출감소세는 완화됐나.

수출 감소 흐름이 짧은 기간 안에 반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부양보다 위험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내년 성장률을 3.0%로 전망하면서 정책 여력이 제한돼 부양보다 잠재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총부채상환비율(DTI) 상한선을 내려야 한다는 KDI 의견은 어떻게 생각하나.

개별 사안엔 의견을 밝히지 않겠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었고 소득증가율도 빨라졌다. 가계부채 대책을 조속히 실시할 필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 위안화가 편입한 것에 대한 평가는.

위안화가 국제화했음을 뜻한다. 위안화 수요가 늘고 단기적으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다. 중국으로 자본이 유입할 수도 있다. 원화도 영향을 받겠지만 시간을 두고 나타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준비하고 있다. 원화 국제화는 대외 여건이나 국내 경기 여건을 동시에 고려해 기대효과가 훨씬 클 때 추진하는 것이 맞다.

국제 유가 하락세에 따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은.

한은은 내년 유가를 배럴당 50달러대로 전제하고 전망했다. 최근 유가 하락은 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이다. 내년 물가에도 상당 부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금리인상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으로 가장 우려하는 경로는.

취약 신흥국에서 위기가 발생해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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