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유증 성공 가능성 높다” vs “정상화 여부 관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을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이 부회장 측은 최대 3000억을 들여 증자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모처럼 주가도 화답했다. 8일 오전 9시 40분 현재 삼성엔지니어링은 전일대비 3250원(23.30%) 오른 1만7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잇따라 긍정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 의사 표명으로 삼성SDI와 삼성물산이 갖는 리스크 해소가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주주와 이 부회장의 증자 참여 의사 표명은 그룹차원에서의 직간접 지원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예정발행가액이 7700원으로 낮은 수준임을 고려했을 때 유상증자의 성공 가능성은 기존보다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동안 삼성SDI는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과도한 규모로 일반공모에 참여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타났지만 이 부회장의 참여 의지는 삼성SDI의 대규모 자금 소요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자에 성공해도 장기적으로 중요한 포인트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정상화 여부”라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에서는 기관의 적극적 유상증자 참여 가능성이 높아져 유상증자 실패 리스크는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니지어링의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그룹 내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실권주를 최소화하는 한편 실권주 발생시 유상증자 실패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기 위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동부증권에서도 주가에 긍정적인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사재 투입으로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조 연구원은 “산유국 재정문제로 플랜트 발주 시장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 상태는 벗어나겠지만 턴어라운드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엔지니어링의 유상증자로 주식 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대규모 유상증자로 주당 가치가 희석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3만8200원에서 1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공모 참여 약속으로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유상증자로 인한 주식 수가 약 1억9600만주 늘어나게 돼 주당가치는 크게 희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7일 주주총회를 열고 1조201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1억5600만주며, 신주 예정 발행가액은 7700원이다. 

하장청 기자 jcha@sisa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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