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사장 등, 신사업 총괄

정유경 신세계백화점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박서원 두산면세점사업 총괄 전무. 박태영 하이트진로 부사장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 사진= 각 그룹사

 

삼성물산, 신세계 등 주요 유통기업들이 하반기 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오너 일가의 3‧4세들이 그룹 중역에 포진했다. 이들은 주로 기업의 성장사업, 주력 부문 총괄을 맡아 유연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초석으로 풀이된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통대기업들의 인사 발표의 핵심은 오너 일가 3‧4세들의 그룹 내 역할 증대다. 면세점 사업을 시작하는 두산과 신세계, 제일모직과 합병 후 신사업 구축에 힘쓰고 있는 삼성물산 등 유통기업의 인사에서 3‧4들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또 하이트진로, SPC 등 식음료 업계에서도 3‧4세 인사 바람이 불었다.

두산그룹은 박용만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면세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그는 그룹 경영 참여에 앞서 광고회사를 설립하고 해외 광고제에서 수상하는 등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듯 보였다.

최근 두산그룹이 면세점 사업을 시작하면서 외국인을 상대로 한 사업전략과 마케팅이 중요한 만큼 박 부사장이 중책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를 시작으로 그룹 내에서 박서원 신임 전무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세계그룹 이번 인사에서 정용진‧정유경 남매투톱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이 6년만에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그룹사업을 맡고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백화점 사업을 도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전략담당 사장에서 패션부문장으로 승격됐다. 통합 삼성물산은 이 사장이 사업부문장이 됨에 따라 기존 4인 대표체제에서 대표 3인과 오너 1인 체제로 바뀌었다. 이 사장은 삼성물산의 패션사업을 이끌며 삼성물산의 미래 전략 등 중역에 참여 할 것으로 보인다.

식음료업계에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진로하이트그룹의 박문덕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 전무가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2012년부터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아오면서 그룹 경영에 관여해 왔다.

SPC그룹 역시 지난달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장남 허진수 파리크라상 전무가 그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업게 관계자들은 허진수 신임 부사장이 계열사 전무에서 그룹 부사장에 오르며 3세 경영을 본격화 한 것으로 풀이했다.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는 면세점 사업을 비롯해 해외 판로 확대, 기업 M&A, 모바일 시장의 성장 등 유통업계에서 신사업, 미래먹거리를 찾으려는 노력들이 활발히 진행됐다”며 “이러한 고비들을 넘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3‧4세 경영승계까지 인사발령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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