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삼성전자 등 선점 경쟁 치열...2020년 170억 달러 시장

 

최근 각종 분야에서 무선충전 기술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스마폰은 물론 가전, 자동차, 가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무선충전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정부도 7일 ‘무선전력전송(무선충전)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무선충전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16억 달러에서 2020년 170억 달러로 연평균 60% 이상 고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리서치도 무선충전 시장에 대해, 2022년까지 직접 매출액 5조1737억원, 생산유발효과 10조347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학자들의 오랜 꿈, 무선전력전송

무선전력전송은 선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에너지를 자기장 혹은 전자기파 형태로 변형해 전력을 전달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는 과학자들의 오랜 관심사였다. 19세기 말 에디슨의 경쟁자이자 ‘전기의 마술사’로 불린 니콜라 테슬라는 최초로 무선 송전 관련 실험을 했지만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07년 MIT 물리학과 마린 솔자치치(Marin Soljacic) 교수에 의해 무선전력전송 기술은 다시금 주목을 받게 된다. 솔자치치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자기공명이라는 새로운 무선전력 기술을 이용해 2미터 거리에서 무선으로 램프에 전원을 공급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무선전력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됐다. 특히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라 유선충전기 없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사용자 요구가 함께 증가했다. 친환경 전기자동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배터리 충전과 관련된 무선충전 기술 연구도 활기를 띠고 있다.

무선전력전송 방식은 자기유도방식, 자기공명방식, 전자기파 방식 등 크게 3가지가 있다. 자기유도방식은 전송거리가 수 mm이며 자기공명방식은 50cm~10m, 전자기파방식은 1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무선전력전송이 가능하다. 현재 무선충전 분야는 자기유도방식에서 표준화가 진전돼 상용화된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자료=ETRI

 

◇무선전력 시장 선도 국내외 업체들

현재 국내외 업체들이 무선전력 시장 선도를 위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중이다. 

인텔은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3종류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애플은 2011년 충전기 없이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충전할 수 있는 독자적인 방식의 무선충전기술 특허를 미국 특허청에 신청했다. 제너럴 모터스는 일부 차량에 무선충전기를 내장해 선보이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도 2011년 선이 하나도 없는 무선HDTV를 출시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LS전선 등이 무선전력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6 제품에 무선충전 기술을 선보였고, LG전자도 무선충전 패드를 공개했다. LS전선은 2012년 자기공명 방식으로 LED TV에 전원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같은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LED 전광판과 LCD 모니터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현재 자기유도방식은 상용화에 성공해 제품이 판매중이며, 자기공명방식은 시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전자기파방식은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선전력전송(무선충전) 제품 시장 규모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돼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기존 유선 충전 방식대비 가격이 비싸 시장 확대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며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적용 제품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도 시장 선점 나서

정부는 7일 ‘무선전력전송(무선충전) 활성화 방안’을 심의·확정했다. 정부는 무선충전 기술이 모바일기기, 가전,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돼 미래사회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82.5%에 해당하는 기술 수준을 2020년까지 100%로 끌어올리고 지난해 6%를 기록한 세계시장 점유율을 2020년까지 30%로 높일 계획이다. 

정부는 도서관, 우체국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무선전력전송 충전인프라 보급 방안을 마련하고 고효율 급속 무선충전 기술개발 등을 통해 기술주도권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국제표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2020년 목표인 세계 무선전력전송 시장 30%를 점유할 경우, 연간 5조6000억원의 매출과 3만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송효율과 전자파 안전성 문제 해결해야

현재 판매중인 자기유도방식은 무선전력전송방식 중에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기유도방식의 충전 거리문제로 용용기술의 한계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자기공명방식의 경우, 자기유도방식보다 비교적 원거리에서 무선전력전송이 가능해 상용회 된다면 다양한 응용기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선전력전송 기술이 대중화 되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먼저 전송효율 문제다. 무선전력전송의 효율은 자기유도방식의 경우, 약 85%로 발표되고 있지만 실제 효율은 70%정도로 알려져 있다. 자기공명방식은 이보다도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실제 전송효율을 더 높여야만 한다.

또 다른 문제점은 전자파 안전성 여부다. 산업계, 학계, 연구소에서는 전자파 간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파 차폐재료 개발, 비복사 공진코일 구조설계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파 안전성 문제는 연구개발자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는 없다. 전자파에 의한 기기 및 인체에 대한 보호 기준과 측정기술을 개발해 안전한 기술개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관계자는 “무선전력전송 국내시장의 활성화 및 국제시장 선도를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며 “더불어 학계, 연구소, 산업계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기술적 문제점을 해결하고 이를 산업화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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