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관계’ 창시자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 별세

 


이헌조 전 LG전자 회장이 7일 오전 0시10분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1932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이헌조 전 회장은 1957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 입사했다.

이듬해 LG전자 전신인 금성사 창립멤버로 참여한 이래 금성사 사장, LG전자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헌조 전 회장은 금성사 사장으로 재임 시 “붉은 신호면 선다”는 원칙 우선과 “빈대를 잡기 위해서라면 초가삼간이라도 태운다”는 품질 우선의 경영철학을 추구했다. 철저한 기본 준수가 변혁의 출발이며 기술과 품질 혁신의 근간이라는 의미다.

이 전 회장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부회장,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위원장, 한•독 경제협력위원장, 한국가전산업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이 전 회장은 LG전자만의 고유용어인 ‘노경(勞經) 관계’를 창시했다. ‘노사(勞使)’라는 말이 갖는 대립적이고 수직적인 의미가 아닌,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노(勞)와 경(經)이 화합과 상생의 가치를 함께 창출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 전 회장은 LG인화원장을 끝으로 199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사재 80여억 원을 한국 실학 연구 단체 실시학사(實是學舍)에 기부했다. 실시학사는 이후 공익재단으로 전환, ‘모하(慕何)실학논문상’을 제정해 2011년부터 시상해오고 있다.

또 이 전 회장은 지난 2014년 경상대학교에 ‘경상우도(慶尙右道) 전통문화 연구기금’ 5억 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한편 이 전 회장 장례식은 LG전자 회사장으로 진행된다. 빈소는 서울시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이며 12월9일 수요일 오전 7시에 영결식 후 경기도 광주시 시안가족추모공원에 안장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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