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하락∙증시 침체∙IPO 쏠림 현상

한국거래소 전경 / 사진=뉴스1

 

공모주에 대한 열풍이 사그라들고 있다. 올해 한껏 달아올랐던 투자열기가 연말 들어 가라앉으며 공모주 프리미엄에 대한 기대감도 퇴색된 모습이다.

기업공개(IPO)한 기업 상당수가 기대와 달리 초라한 성적표에 울상을 짓고 있다.

투자 수익률 하락 탓에 공모주 인기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입소문 효과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일부 공모주는 투자라기 보다 투기 대상으로 치부될 정도로 거품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상장 첫날 차익실현 물량이 대거 출회되는 일이 다반사다.  

지난달 30일 세진중공업은 유가증권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는 밴드 하단인 3500원에 확정됐다. 시초가는 공모가 대비 5원(0.14%) 낮은 3495원에 형성됐지만 결국 360원(10.30%) 하락한 3135원에 마감했다.

지난 1일 미래테크놀로지도 코스닥시장에 입성했지만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시초가는 1만4900원에 형성됐다. 이는 공모가인 1만6100원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1200원(8.05%) 하락한 1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시장 전문가들은 “기업 중장기 성장성에 기초해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 목적으로 접근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상장 철회도 잇따르고 있다. 팬젠은 지난달 24일 코스닥 상장 일정을 철회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연기했다”고 밝혔다.

태진인터내셔날도 지난달 13일 상장 신청을 취소했다.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참여가 저조해 최종 공모가가 기대에 못미친 탓이다. 이 밖에도 KIS정보통신, 차이나크리스탈신소재, 삼양옵틱스 등이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시장 전문가 상다수는 증시 침체와 연말 기업공개 일정 쏠림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침체 등 대외 요인이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시장이 부진해져 적정 가치를 받기 힘들 듯하다”며 “경기 둔화 경계감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에 IPO가 몰린 것도 악재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연말까지 220개 기업을 상장할 계획이라고 지난 7월​ 밝혔다. 당초 계획한 170개사에서 50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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