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론 부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

한·중 FTA로 국내 석유화학업계와 철강업계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사진=LG화학

 

한·중 FTA(Free Trade Agreement·자유무역협정)가 30일 비준된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업계와 철강업계가 긍정적인 반응을 내고 있다. 중국 시장이 열리면서 수출이 증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한·중 FTA가 오히려 중국산 제품 유입으로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석유화학업계는 이번 FTA를 반기는 분위기다.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 제품 수출에서 45%가량을 차지한다.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 자급률이 상승하고 중국 내 수요가 줄면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수출 증가율 둔화라는 위기를 맞았다. 석유화학업계는 이번 FTA로 관세가 없어지면 중국 수출량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우려의 목소리는 한중 FTA 체결로 석유화학제품이 무관세로 교역되면 장기적으로 국내시장에서 국내 석유화학 범용 제품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에틸렌, 프로필렌 등 범용 제품 등 저가 중국산 제품 탓에 시장 점유율을 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석유화학업계는 한·중 FTA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범용 제품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을 이용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이온교환수지와 고흡성수지가 대표적이다. 이온교환수지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에 주로 쓰인다. 업계는 중국 내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이 확대 돼 이온교환수지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저귀에 주로 쓰이는 고흡수성수지도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 종이기저귀 사용률이 2016년 37% 급증할 것으로 보고있다. 2010년 종이기저귀 사용률 7%와 비교하면 성장세가 뚜렷하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않는 고부가가치 반제품을 일본·미국·EU에서 수입 한 뒤 국내 완제품 생산 공정을 거쳐 중국 내수 시장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공급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밝혔다. 

 

철강업계도 한·중 FTA를 반기고 있다. 철강 제품은 수혜 품목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FTA로 중국은 냉연강판, 스테인레스 열연강판, 후판, 열연강판 등을 개방했다. 고부가강인 냉연강판과 스테인리스은 한국 업체들이 중국 현지 공장에서 소재로 사용하기 때문에 관세 철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내수 시장은 철강재 이미 공급 과잉 상태로 국내 철강 제품 수출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 주장한다. 또 한국은 WTO(World Trade Organization·세계무역기구)협정으로 수입 철강 대부분 품목이 무관세다. 따라서 중국산 철강재 유입으로 피해를 보는 등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중 FTA로 한국과 중국 철강 시장이 하나가 돼 고부가강 중심으로 수출이 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국은 내수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로 수출 증대 효과가 어느 정도 일지는 미지수”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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