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2.5% 전망…중국 경제 둔화는 위협 요인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내년에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현재 수준인 ‘Aa3(긍정적)’로 유지할 전망이다.

18일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함께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스테판 디크 무디스 부사장은 “한국의 재정 건전성은 우수한 수준이며 금융시장도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시장 개혁도 예상돼 한국의 신용등급인 ‘Aa3’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5%로 제시했다.

스테판 디크 부사장은 “올해와 2016년에는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2017년엔 2.8%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 성장 둔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점은 위협 요인”이라며 “인구구조 변화와 소비심리 위축, 가계부채 증가 등도 우호적이지 않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내년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인 신용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무디스에서 신용등급을 받은 한국 기업의 77%가 ‘안정적’ 등급을 받고 있다.

크리스 박 무디스 이사는 “무디스에서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재무여력이 충분하다”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한국 원화가 크게 절상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내년 국내 기업 신용도가 전반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설·해운 업종에서부터 조선·철강, 에너지·발전 등 업종으로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기관간 전망 차이에 대해 문창호 한신평 기업평가본부장은 “무디스가 평가하는 기업은 대다수 우량한 곳들로, 이들에 대한 평가는 일치하지만 나머지 기업 신용도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크리스 박 이사는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 철강, 화학, 자동차 등의 업종에서 기업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본부장은 “전통적으로 중후장대 산업이라고 불리는 건설, 해운, 유화 등의 산업에서 실적이 상당히 위축됐다”며 “중국의 산업 경쟁력이 올라가 이 산업들의 다운사이징이 불가피하고 신용등급 리밸런싱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기업 구조조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문 본부장은 “삼성그룹에서 화학 사업을 매각한 것처럼 사업 재편이 점점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재무 구조조정 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업 펀더멘탈 개선 여지가 핵심 변수”라고 설명했다.

크리스 박 이사는 “한국 경제 규모에 비해 일부 산업에는 너무 많은 플레이어들이 있어 자연스런 통합이 중요하다”며 “다만 정부 주도로 이뤄지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을 인수하는 주체들이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차입금이 크게 증가한다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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