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현 사장 “고급화·원가절감으로 위기 극복할 것”

LG전자가 29일 LG트윈타워에서 2015년 3분기 실적 설명회를 열었다./사진=민보름 기자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사업부가 LG전자 3분기 실적을 이끌었다.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이라는 악재에도 제품 고급화로 차별화한 것이 주효했다.  

LG전자는 3분기 매출 14조288억원·영업이익 2940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이중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가전 부문인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 매출은 4조 1534억원, 영업이익은 2456억원이다. 텔레비전을 개발·판매하는 HE(Home Entertainment) 사업부 실적은 매출 4조 2864원, 영억이익 370억원으로 나타났다.

모바일과 전기차 부품 사업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HE와 H&A 사업부가 사실상 영업이익을 다 벌어온 셈이다.

특히 H&A 사업부 실적이 눈에 띈다. LG전자는 3분기 트윈워시, 듀얼스페이스 냉장고, 스타일러스 같은 상품을 출시했다. 트윈워시는 드럼 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가 하나로 구성된 히트상품이다.

고급 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상쇄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오른 데 비해 브라질 등 신흥국 통화 가치는 떨어졌다. LG전자는 3분기 환율손실을 약 53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텔레비전 사업부는 중국 경쟁 업체의 위협에 직면했다. 시장 경쟁 심화로 판가가 떨어져 3분기 실적이 악영향을 받았다. 중국 업체 하이센스가 샤프 멕시코 공장을 인수해 북미와 중남미 등 주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북미 시장 3%(수량기준)를 점유한 것으로 LG전자는 보고 있다. 따라서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초고화질(UHD) TV 등 고가 상품으로 제품을 차별화하고 있다.

전사적인 원가 절감 노력도 위기 극복에 한몫하고 있다.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플랫폼 단순화로 원가절감에 성공했다”면서 “유가하락으로 원재료 가격이 떨어진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부품을 공용화하는 등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한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날 실적 설명회에선 영업손실을 본 MC(Mobile Communication) 사업본부가 향후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렸다. 3분기 MC부문은 영업손실 77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단통법 이후 국내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많다.

LG전자 MC사업부는 G시리즈 외에 프리미엄 라인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에도 G4외에 10월 브이텐(V10)이 출시됐다. 구글 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인 넥서스 5X도 보급형 모델로 한국 시장에 출시했다. 이처럼 고급과 보급형 ‘투트랙 전략’이 진행되고 있다.

LG전자는 4분기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핵심 부품 수주를 따낸 VC(Vehicle Components) 사업부의 성장이 점쳐진다. VC사업부의 목표는 2020년까지 매년 두 자리 수 성장하는 것이다.

정도현 사장은 시장 대응전략을 설명하면서 “기술 우위에 기반한 제품 차별화로 시장선도적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주요 사업에서 사물인터넷(IoT) 융합 트렌드에 대응하고 전기 자동차나 시스템 에어컨을 비롯한 비투비(B2B, 기업 간 거래)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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