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시장 48% 점유...현대제철 참여로 경쟁 불가피

특수강은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우주항공·로봇·특수기계 등 고강도·고내구성을 요하는 핵심부품에 사용되는 철강 소재다. 특수강이 쓰인 엔진./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이 특수강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시장 점유율 1위인 세아베스틸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특수강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특수강은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우주항공·로봇·특수기계 등 고강도·고내구성을 요하는 핵심부품에 사용되는 철강 소재다.

특수강 성장성은 높게 평가된다. 선진국에서는 조강생산에서 특수강이 차지하는 비율이 20~25%에 이르고 있다. 국내는 2014년 11%로 연간 3~4%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 전방위에서 친환경·고연비 특수강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세아베스틸은 철강업 불황에도 상반기 영업이익률 11.6%를 기록했다. 국내 철강 업체 중 가장 높은 이익률이다. 세아베스틸이 오랫동안 특수강 사업 강자로 자리를 차지한 것이 한 몫했다. 세아베스틸은 국내 특수강 시장의 47.9%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세아베스틸의 아성을 위협하는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났다. 현대제철이 특수강 시장에 뛰어 든 것이다. 세아베스틸 특수강 사업은 매출의 93.3%를 차지하기 때문에 특수강 매출이 줄어든다는 것은 큰 타격이다.

세아베스틸이 현대제철을 경계하는 이유는 매출에서 내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상반기 특수강 매출 9548억5400만원 중 8225억4300만원이 내수에서 발생했다. 수출로는 1323억1100만원을 벌어 들였다. 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현대차와 기아차를 통해 특수강 매출 30~40%를 올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 특수강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1차 공정을 담당할 당진 특수강 공장이 이번달 시운전에 들어갔고 내년 2월이면 제품을 생산한다. 현대제철은 이 공장에서 연간 봉강 60만톤, 선재 40만톤 총 10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2018년에는 150만톤으로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2차 공정 사업도 시작해 특수강 제조를 일원화했다. 지난 2월  특수강 선재 2차 가공업체인 동부특수강(현 현대종합특수강)을 인수했다. 현대제철은 당진 특수강 공장에서 봉강과 선재를 생산하고 현대종합특수강에서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 등 부품 소재로 가공할 계획이다.  

다만 이들 기업의 본격적인 경쟁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신용평가가 지난 9월 발간한 ‘2015년 철강산업의 현주소, 그리고 Forward Looking’은 자동차용 특수강은 품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현대제철 특수강이 시장에 영향을 주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아베스틸에게 당면한 과제는 수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와 같이 수요산업이 뒷받침해주는 기업은 성장 속도가 빨라 내년이나 내후년에 본격적인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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