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국내 은행..'고요한' 외국계 은행

국내 은행과 외국계 은행 행보 간 채용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하반기 채용 계획을 줄줄이 발표하고 있다. 반면 외국계 은행 경우 깜깜 무소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KB·IBK기업·신한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은 하반기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출처 : 각 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해 이날 출범한 KEB하나은행은 아직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채용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예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신규 채용 인력은 KEB하나은행 1기가 된다.

농협은 올 하반기 계획된 채용 규모가 가장 크다. 먼저 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은행 350명 포함 450명 정도 신규 직원을 뽑는다. 지역 농·축협과 농협중앙회, 경제지주 계열사 등까지 포함하면 올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는 165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방은행 채용 계획도 나오고 있다. 올 하반기 DGB대구은행은 5·6급 신입행원 55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BNK금융그룹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각 230명, 140명 정도 신규 인력을 뽑는다.

반면 외국계 은행들은 채용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부진한 실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은행)은 지난해 영업손실 127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2012년 영업이익 234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한국씨티은행(이하 씨티은행) 영업이익은 2693여억원에서 1603여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시장 점유율 면에서도 국내 은행에게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해 SC은행과 씨티은행 대출 시장 점유율은 우리·KB국민·신한·KEB하나은행 등과 비교해 8분의 1수준에 그쳤다. 수신업무도 마찬가지다.

반면 직원 급여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다. 지난해 SC은행과 씨티은행 직원 급여액은 각각 3950여억원, 3013여억원이다. 여기에 SC은행과 씨티은행 임원 급여 각각 34억5000만원, 70억원 등이 더해지면 급여액은 크게 늘어난다.

1인당 급여액은 국내 은행과 비슷하다. 지난해 SC은행과 씨티은행 1인당 평균 급여액은 각각 7500만원(남자 9900만원, 여자 5300만원), 8400만원(남자 1억300만원, 여자 6400만원)이다. 신한은행 경우 지난해 1인당 평균 급여액은 8400만원(남자 1억300만원, 여자 5900만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은 실적에 비해 임직원 급여 수준이 과도하다”며 “실적이 개선되기 전엔 인력을 채용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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