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냉면시장 1위 업체는 풀무원일까, CJ제일제당일까.

 

풀무원과 CJ제일제당이 나흘 간격으로 시장점유율(Market Share)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CJ제일제당은 여름 성수기 제품인 냉면(냉장면) 시장에서 경쟁사인 풀무원을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자치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지난 5월부터 경쟁사와 격차를 5%포인트(P) 이상 벌이며 3개월 연속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냉면 시장 1위를 고수해온 풀무원이 반격에 나섰다. 풀무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 상반기 생냉면류 시장점유율 30.7%를 차지하며 시장 1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냉면 시장 1위를 놓고 두 업체가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소비자로서는 어느 업체 말을 믿어야 할 지 혼란스럽다.

 

각자 유리한 데이터를 활용한 탓에 벌어지는 해프닝이다. 시장조사 기관 2곳이 냉면 제품의 범위를 달리 해석해 분석 결과를 내놓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링크아즈텍, 풀무원은 닐슨코리아 자료를 공개했다.  

 

시장조사 기관마다 유통 채널과 소비자 패널을 달리해 시장점유율 통계를 작성한다. 식품 업체들은 자기에게 유리한 기관 자료를 입맛대로 인용한다.  

 

제품 문구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드러난다. CJ제일제당은 냉장면(냉장 냉면)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면서 전통 냉면인 물냉면과 비빔냉면 외에도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출시한 제일면세소 부산밀면, 속초코다리냉면, 메일막국수 등 인기로 매출이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풀무원은 생냉면류(생냉면)라고 칭했다. 상온 보관 전용의 건면이나 라면류을 제외한 물냉면, 비빔냉면, 밀면, 메밀면, 쫄면 등 차갑게 먹는 생면류를 범위로 잡았다.

 

제품 범위가 애매모호하다.

 

식품업계는 각자 비용을 들여 외부 기관에 시장점유율 조사를 의뢰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사기관마다 수치가 다를 때가 많다. 또 조사 시기나 유통업체에 따라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식품업체가 신제품 출시 후 특정 유통업체에서 일정 기간 대규모 홍보·판촉 마케팅 행사를 벌일 때 조사가 이뤄질 경우 일시적으로 왜곡이 발생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의 매출 동향을 일괄 분석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혼란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은 필요할 듯하다.

 

공신력 있는 조사 기관이나 전문기업과 협업을 통해 시장점유율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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